(2015. 10. 29 오후 한때.. )
가을은 내 마음속부터 찾아와
내 가슴속 상상으로 물들이다
이윽코 내 눈속에 펼쳐지고 있다
내게 있어
아니 여기 남쪽지방은
곳곳이 초록이고
이제 가을이 시작되어 오듯
색의 잔치가 시작되고 있다
나는 이따금씩
가을을 찾아 헤매는 날이 생긴다
결코 조바심도 내지 않을뿐더러
내 걸음은 더 느려지고
내 눈길은 더 깊어지고 있는듯 하다
여기에서 그림을 그리시는 분은
벌써 몇년째 한 장소를 지키고 계시는거 같다
오고 가며 나는 낯이 익는데
저분은 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니 나를 어찌 알까 싶다
한참을 쳐다보면서
사람 손이 닿지 않은 곳에 다 열려 있다는 생각이 든다
참 풍성하다
역시 결실의 계절이다
초록과 가을이
푸름과 갈색이 함께 공존해 가는거 같다
그래도 내 눈길이 좀더 머무는곳은
바래져가는 저 낙엽송인거 같다
버릇처럼 올려다 보던 하늘에
큰 붓에 검은 먹을 잔뜩 묻혀
푸른 화선지에다 쿡쿡 눌려 찍어 놓은듯
소나무에서 묵향같은 냄새가 날거 같다
가을은 저 머얼리 높아지는 하늘로부터 시작되어 온거 같다
보셔요
여기는 아직 많이 초록을 띄고 있지요
이제는 알아요
가을이 보고 싶으면 어디로 가야 되는지를요
여기는 내년 1월이 되어도
단풍이 붉게 매달려 있는 숲속이예요
(해년마다 그 모습을 찍었었는데
그때마다 잠식되어 가는 내 마음때문이었는지
아님 게을음의 극치였는지
사진들이 잠자고 있다.. )
그러니 가을이 다 가버렸다는 맥빠지는 소리들 안했으면..ㅋㅋ
왜냐하면 제가 생각하는 가을은
바램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각자의 모습과 형태를 띄며 살아간다는 생각들어서
(살아가면서 가끔씩 언뜻 언뜻 서늘한 마음이 가져질때면
멍한듯 먼곳 쳐다보며
아.. 가을같은 분위기가 난다며 계절탓으로 돌리는 날 생겨와서..)
그냥 제 마음이 가을 같아서
늘 함께 있는거 같아서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었지요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들은
계절을 잘 그려내시는 분들은
그들이 표현해 내는 가을의 색은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펼쳐지는지 궁금할때가 있었지요
제가 지금 제 블친들의 가을을 보면서
많이 많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듬뻑 담기여 보지도 못한 가을의 초상에
해마다 생겨나는 아쉬움의 토로에 괜한 투정을 부려 본다는거
이해해 주시리라 생각하며 글을 적어 봤지요
이 글을 빌려 많이 많이 감사한 마음 가지며
드나든다고 인사하려 합니다
.
.
.
멋지다
참 멋지다
하늘로 솟아 가는 저 나무들
이 적막한 한적함이 좋다
몇시쯤 여기를 오면 사람들이 안 다니는지
이또한 알아가는거 같다
숲속을 날아 오르던 저 새를 찍을려고 했었는데
실력이 실력인지라..ㅋㅋ
시선 하나 하나
햇빛의 유무
각도 하나 하나
바윗돌의 위치
나무와 잎새들의 높낮이
풍경들의 배열
모두가 다 새롭다
같은거는
같은 색을 띄어 가는거는 없는거 같으니
내 마음의 편차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풍경또한 다 달라져 가는거 같으니
숲으로 비추어져 오던 빛때문에 찍어봤는데
색의 환희가 펼쳐지는듯 했다
부산 사람이면 이쯤이면 여기가 어딘줄 다 알거 같다
예로 바다 사진을 보면
부산에 있는 바다이면
구석 구석 어디인줄 다 알아 가듯
설레였다
아슬아슬하게 매달리듯 있는
색 바래가는 잎새들 한 잎 두 잎
흐려 있는 물 색깔
그림자 지던 강가이듯
내 입에서 절로 신음같은 감탄이 새어 나왔다
자연
잠기어 갈수록
깊어갈수록
나는 목이 말라온다
점점 더 긴 목마름으로 다가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