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여고시절..

하농17 2011. 2. 11. 08:57

 

 

 

 

 

 

내 딸이 고3 여고 졸업반이다

내 여고 후배가 되었다

교복이 싫다고 학교 육교에서 뛰어내리고 싶다고

그렇게 가기 싫다고 울더니

어느덧 졸업이다

 

그 시절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지

지금은 실감할수 없겠지만

여자의 일생에서 한 획을 긋듯

많이 그리워지는 추억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거라고

보람있게 보내라고 누누이 이야기 해와서 그런지

 

딸애는 쉽게 적응을 하는듯 했으며

성모의 밤의 촛불예배도 미사도 열심히 드리면서

여고 시절을 보내는거 같았다

 

친구들의 재잘거리는 소리도

ET를 닮은 과학선생님 이야기도

깔깔거리면서 쏟아대는 말을 들으면서

  

나는 또 다른 상상을 하면서

마냥 풋풋해지는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언어들을 귀로 감싸 안으면서

머리속에서는

그 교실 그 무용실 그 동산 그 운동장을 상상하며 그려 나갔다

 

너무 좋아보여서

그 시절

그 청춘들이 너무 귀해보여서

대학 시험을 치른다고 공부에 찌들려 살아도

야간 자습을 마치고 내려올때

하늘을 올려다 보면서

  

그때는 많이 힘들어서

그 시절이 얼마나 아쉬워지는지를

얼마나 콧끝이 찡해지는지를

실감하지 못하면서

  

빨리 이 시기를 지나기를

빨리 대학생이 되고 싶었고

여고 시절은 대학을 위한 한 코스일뿐이라고

그렇게 찰라같이 흘렀는데

 

오늘 이 시간

딸애의 얼굴에 팩을 붙여주면서

이제는 얼굴을 가꾸어야 된다면서

 

 이 음악을 듣는데

확 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거다

왜 이렇지 하면서

딸애를 쳐다보는데..

 

엄마도 여고 시절이 있었단다..!

  

수학선생님을 좋아했었고

점심시간이면 운동장에 모여서 폭댄스를 추고는 했는데

그때는 조례시간이던 점심 시간에는 왜 그렇게 나가기 싫어했는지

  

친구들이랑 몇명이서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교련선생님한테 들킬까봐 나가고는 했는데

근데 왜 이렇게 그때가 그리워지는지 모르겠다

  

다시 폭댄스도 줄 맞추어서 추고 싶고

촛불을 들고 성모상도 돌고 싶단다

 

단발머리 팔랑이며

조금이라도 더 길어볼려고

머리 검사할때면 고개를 숙이고

귀뒤로 넘기고는 했는데

 

엄마는 키가 큰과라서

교련시간에도 앞에서 두 세번째로  서고는 했는데

몸에 꼭 끼는 교련복이 

몸을 더 이쁘게 만든다는 생각에 참 자신있어 했는데..

  

일학년때

남포동에 라이락이라는 교복사가 있었는데

아직도 있는지 모르겠다

  

몸에 딱 맞게 맞춘 교복을 보고

할머니가 그렇게 작게 맞추어서

삼년을 어떻게 입을수 입겠냐 하더니

  

엄마는 3학년때 그 교복이 더 커졌더라

다시 그 까만 교복도 입고 싶단다

 

이제 엄마도 나이 들어가는가 보다

여고 시절이 그리워지고

교복이 그리워지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눈물이 나니 말이다

 

딸~~ 이때는 울어줘야 되는데 말이다

하고 엉엉 소리 내서 울었다

우리 엄마 어떻게 하냐면 안아주는데

  

남편 전화다

엄마 여고 시절이라는 노래 듣고서 운다고

딸이 말하는데

 

남편 나 이쁘지 않았냐..?

바보야 이쁘니까 내가 결혼했지

아니면 내가 왜 결혼하자고 했겠냐 하는데

 

그래도 나는 위안이 되지가 않는다

냉채족발 사 갈까..?

맞다..! 족발도 자기 만나서 먹는거 배웠다

으응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리움속에서 헤매이는듯 하다

 

남고시절 노래는 없는데

여고 시절 노래는 있으니

여고 시절이 애뜻하기는 하나보다

이런 기분들어 이런 마음을 남기니..

  

누가 나보고 대책없이 철 없을때가 있다더니..

나는 남편에게 있어 사랑스러운 아내요

딸에게 있어서는 귀여운 엄마의 모습을 보일때가 있단다..ㅋㅋㅎㅎ

 

 우리딸이 그런다..!

우리 엄마 되게 괜찮다고

엄마도 알고 있단다..ㅎ

 

그리워지는게 참 많은 세월이 되어가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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