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치르고 나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고 한다
하고 싶으면 해라
그 대신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된다
영어도 좀 해야 될거 같고
엄마 무슨일을 할까..?
하고 싶은거..
방학때 피아노를 조금 더 쳐서 피아노를 가르켰으면 좋겠다
재미없겠다..!
정말..?
딸애를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피아노를
머슴아는 태권도를 보냈다
중학교 2학년때까지도 한번도 피아노를 안친다고 한적도 없었고
싫은 내색 한번 안하고 쳤던 애인데
그동안 힘들었나 보다
근데 왜 한번도 이야기를 안했는지
나는 내가 못다한 한을 딸한테 풀려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중도에 포기하면 안 친건만 못하니
어쩌면 내 전철을 안 밟게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체르니 50번을 다 치고 나면
몇년을 쉬어도 악보를 받아서 몇번 연습하다 보면 될줄을 알았다
소곡집 명곡집 째즈 각 단계별 체르니 부르그 뮐러 소나티네 하농 베토벤 바하..등
개인 선생님이 와서 아니면 가서
학원에 다니게 될때는 금요일이면 책을 가져오게 해서
손조롭게 넘어갈때까지 치게 했는데
그럴때도 말없이 쳤던 애인데..
그동안의 힘듦을 재미없겠다라는 한마디로 일축해 버렸다
딸애의 말을 듣고
정말 하는 말로 끝을 맺었지만
나는 잠시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엄마도 그랬단다
그때는 너무 하기 싫어서
테스트만 넘기기 위해서
눈가리듯이 한곡만 연습하고
그때는 음악이 그 정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몰랐단다
어느 사이 엄마가 되었고
하나 둘 마음에서 멀어지는게 많은 요즈음
엄마라는 여자는 너무 많이 그 정서에 길들여 졌다는거를
살아가면서 터득할수가 있었단다
피아노 소리를 들으면서 사랑을 했고
울고 웃고 마음을 달래고 의지하고 있었던거 같다
고운 선율에 마음을 빼앗겨 이 세상이 너무나 행복해 보였고
너무나 좋은곳에서 살고 있는 엄마의 모습이 음악에 스며들었단다
책을 읽으면서 다큐를 보면서 영화를 보고
어쩌다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귀 기울여 질때면
엄마의 지금의 정서가 너무나 좋았단다
딸아 너도 엄마라는 이름자가 붙여질때 쯤이면
그렇게 피아노에 매달리게 했던 엄마를 이해할날도 생길줄 안다
그때 엄마 생각이 나면
니 자식한테는 엄마의 시행착오를 간추려 내고
더 나은 교육으로 가르켜 가기를 바란단다
엄마는 또 다른 옛날 사람이 되기에 지켜보는 날이 올것이다
엄마는 지금 너희들이 있어 많이 행복하지만
엄마의 그런 정서를 심어준 음악에 대한 열정이 고마울뿐이다
아마 살아가는데 많은 힘이 되어줄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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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에 미쳐있다는거..
피아노를 기타를 악기를 신들리듯 쳐대는 사람들을 보고..
묘한 매력을 느낀다
미쳐간다는거
살아가는 삶의 요소요 활력이 될거 같다
단편적으로 보는 분야일지라도 행복또한 클거 같다
그 또한 먼 훗날의 내 발자취요..
그리움이 아닐련지..
2010 가을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