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데모하는 사람들이 몇살인줄 아나
모두 다 아빠 또래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저지하고 방패로 막아야 되고
필요에 따라 방망이를 들어야 된다
도시락을 가져다 주면
길거리에서 일렬로 앉아 밥을 먹는데
옆으로는 아주 큰 트럭들이 굉음을 내며
씽쌩 달리기를 연달아 하고 있다고 그럴때면 겁이 난다고
엄마 어쩐지 분노조절이 잘 안되는 날이 생겨난다고 한다
(화물연대 파업때였던거 같다
아들은 그들의 요구사항과 입장은 이해한다고 했다
나도 그렇다고 말을 했다.. )
쿵하고 가슴이 내려 앉는다
초등학교때부터 맞고 들어와서 속이 상해 태권도를 가르쳤고
중학교때는 엄마없는 아이한테 맞고서는 선생님이 전화가 와서 가보니
너무 잘생기고 착하게 보이는 머스마였다
나중 집으로 올때 그아이를 안아줬었는데
그때부터는 그 아이가 우리 아이의 보호자가 되는듯 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라
누굴 먼저 해한적없는 아이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
입대해서 이렇게 연이어 데모가 많이 일어날줄 알았다면
차라리 현역으로 보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생겨났다
내가 생각하는 현역은 처음은 고생스러울지 모르겠으나
말년에 가서는 좀은 편해지지 않을까도 싶었다
멀리 배치를 받더라도
자연의 색이 변해가듯
아이의 삶의 변화도 느껴가는 여유가 생겨 나지 않을까 싶었다
경북 성주 사드
수시로 열리는 민주노총 파업들
화물연대 파업
농민 파업
촛불시민항쟁
아이가 성주하면 사드때문에 하고
나는 지역을 이야기하면 데모와 집회 이름이 나오고는 했다
인터넷 뉴스등을 흟어보며
어떤 글들에는 댓글로 많은 글들을 남겼다가
괜한짓인거 같아 지우기도 했다
의경을 아들로 둔 엄마입니다라고
평화시위를 해달라고
언젠가 데모진압 과정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차 지붕에서 보초를 서던 의경을
밑에서 데모하는 사람이 사다리로 툭 치니까
그 아이가 한번 픽 쓰러지다 오뚜기 처럼 다시 일어나서
자세를 바로 잡는걸 보고
얼마나 마음이 아파 오던지
아들이 그럽니다
2차 촛불 집회때는 들어오는 입구에서 보초를 서던 선임이
썰전들을 보고 분노가 삭혀 지지가 않는다며
이번 촛불집회때는 올라가서 고함좀 지르고 싶다고
그래서 선임대신 아들이 보초를 섰다고
아들은 수시로 서울 올라 가는거 춥고 마음이 힘든다고
우리 의경들도 모두가 촛불집회하는 사람들 마음과 같다고
모두가 분노하고 변화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5차집회때 실시간으로 TV 중계를 보다
(아들은 하루전 서울로 올라오는 농민들의 집회에서 진을 쳤고
뒷날 5차 촛불 집회에 있었다.. )
KBS SBS 올려진 신문사의 글들에 전화를 했다
의경들도
경찰들도 모두의 아들
우리들의 아들이라고
어쩔수 없이 직업이 공무원이래서
나라에 복무를 다해야 되는 군인이래서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할수밖에 없다고
그래서 말릴수 밖에 없다고
차벽을 만들고
제일 앞에서는 방패로 막고
뒤에는 방망이를 들고
모자를 쓰고
얼굴가리개를 할수 밖에 없다고
그런 글들도 쓰달라고 부탁했다
새벽 힌시쯤 집회가 끝나고
그 다음날 아침 8시가 다 되어서야 부산에 도착했다며
첫눈이 왔었다는 아들의 맥없는 전화를 받으면서
평화시위로 이루어 졌다는 생각에 안도의 숨이 쉬어졌다
수고 했다 아들
잘 다녀와서 다행이라 말은 했지만
내 가슴속에는 뭔지 모를 무거운 덩어리가 하나 박혀 오듯
걱정이 떠나지를 않는다
요즈음 내가 사건 사고를 많이 겪으면서
좀 그래 보였는지
아들은 수시로 시간이 허락 될때마다
목소리를 들려주는거 같다
(아들의 전화벨소리는 이상하게 알거 같다
비슷한 시간대에 오는것도 있지만.. )
아들은 다시 십이지장궤양이 도져 약을 먹고 있다
군에 가면 있던 병도 낫는줄 알았다고
의사는 의경들이 편한거 같지만
보기보다는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며
밥먹는 시간도 일정치 않아 그럴수도 있다고 한다
이럴줄 알았으면 하는 후회가 몇번은 밀려 온다
이또한 면역이 되려는지
나는 오늘도 마음속 기도를 하고 있다
나는 많이 어리석고
세상 물정 몰라 이렇게 되었다지만
아들에게는 무사히 복무가 끝날수 있도록
제발 데모를 하는 사람들
집회를 하는 사람들
진을 치고 있는 경찰들
의경들의 부모가 마음 졸이고 있다는것을
솔직히 말해 나는 아들의 안부가 더 걱정이 된다
뉴스를 보면서
연두빛나는 조끼를 걸치고 있는곳에 더 시선이 가며
부상병이 없다는 뉴스와 집회가 끝났다는 뉴스를 더 찾아 다닌다
.
.
.
아들
눈물나게 하는 내 소중한 아들
건강하게 무사히 복무에 임하도록
엄마는 빌고 또 빈다
추신 / 그리고 우리 아들 되게 많이 기특해
어느 사이 적응하고 의연하게 대처해 가는거 같아서
엄마가 우리 아들 많이 많이 사랑해
고맙고 고마워
전화해서 목소리 자주 들려줘서
괜찮냐고 물어봐줘서..!!!!!!!
빨리 이 나라가 안정이 되어갔으며
모두가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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