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11 카메라를 찾으러 다시 청사포를 찾던 날.. )
1
니 손지갑 내가 들고 갔다
아..
까먹고 있었다
88사이즈의 내 친구는 부페에서 먹을거를 잘 가지러 가지 않는다
나는 아무리 갔다왔다 해도 사람들이 뭐라고 하지 않을거라며
내게 은근히 가져 올것을 종용하는 편인데
근데 이상하게도 몇번을 가져왔는데도
먹을라 치면 이미 접시는 비어 있다
다음 모임때 지갑을 받기로 약속한뒤
몇번은 친구가 자기 남편차로 우리 집 근처에 왔다가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서 되돌아 갔다고 했고
나 또한 야구장에 가면서도 홈플에 들러도 되건만
숍에 지갑을 들고 오지 않았을거라며 발길을 돌렸다
2
창문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에 내 목을 감쌌다
춥다
아차 내 목도리
대변에서 횟집을 하는 친구가 내준
봉고차 아저씨에게 양해를 얻어 다시 방향을 틀었다
차가 출발하자 바로 알아챘으니
아.. 도대체가
지갑은 받았는데 다시 목도리다
이 건망증
3
카메라는..?
머리 꼭대기까지 취한 남편이
스시집에 들어갈려다 말고 내 아래 위를 흟고 있다
어~~ 어디갔지
열심히 생각했음
택시에 두고 내렸나..?
아니
카메라는 항상 내 목을 두르고 있는거여서 택시에는 안 두고 내린거 같은데
청사포 횟집인거 같다
남편동창이 하는 횟집에 전화를 해 보니 얌전히 모셔 놓았다고 한다
오늘 하루 종일 몇차를 끌려다니다 보니
(해운대 삼겹살집.. 청사포 횟집.. 해운대 스시집
또 괜찮은곳이 있다고 가자는데 내가 거절했다.. )
먹고 또 먹고 이 남자들 진짜 많이 먹는다
술도 음식들도
어휴.. 요즈음 내 정신이 어디로 도망을 갔지
아니야 오늘은 정신 빠지게 끌려다닌 이유다
다른건 다 두고 다녔어도 카메라를 놓아두기는 처음이니
그래도 다행이지 뭐야
모두가 나랑 연관되어 있는 곳에서니 말이다..ㅋㅋ
아.. 그래도 좋네
카메라도 다시 찾고
몇칠전에 남편하고 왔을때는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날려갈거 같았는데
오늘은 아침내내 비가 왔었는데
언제 그랬냐며 지금은 햇살 가득이다
마을버스가 20분마다 있다고 했으니
한시간 넉넉하게 게으름을 피우며 걸었다
참 작고 조용한 포구다
그러고 보면 여기를 참 많이도 왔었는데
왜 여기가 청사포인지 몰랐는지
그저 차로 따라와서 내려서 먹고 가면서 바깥풍경만을 봤을뿐
검색을 하고
시내 버스를 타고 마을버스를 갈아타서
달맞이길도 구경하면서
청사포라는 이름을 새기면서 걸으니 모든게 처음인양 새롭다
그러고 보면 부산 군데 군데 왜 이렇게 설레게 하는거야
한쪽에서는 미역을 말리고 있었고
삶의 흔적과도 같은 정박해 있던 어선들
바람을 가르던 갯내음 물씬 풍기던 포구
내 쉬는 숨소리와 내 발자국소리
하얀 파도에 부서지던 포말과 윤슬
제 할일을 다 하며 혼자이면 외로울거 같아
늦은 밤이면 서로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등대
평일에 찾아 든 들숨과 날숨의 숨고르기
행복이 찾아들었다
해안가를 걷다보면 여러 커피숍과 가게들이 있는데
다른 곳에서는 보지 못한 이국적인 정취가 흠씬 풍겨나온다
이따끔씩 그 분위기에 한참이나 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곳도 몇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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