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내 눈속에 새겨들던 그녀..

하농17 2012. 9. 26. 10:37

 

 

 

 

 

 

찍지마

싫어할수도 있잖아

 

남편은 조심스럽게

표나지 않게 그녀를 찍어 나갔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한참이나

나는 서성였다

 

언제 부터 그린 그림이였을까

남편은 그림을 가리키며

아직도 배경이 되어 있는

저 멀리 앉아있는 붉은점의 남녀를 가르킨다

 

그리 오래도록

앉아있지는 않았을터

자기들이 한 사람의 화폭에 담겨져 있으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리라

 

아마 그녀는 스케치 하듯

시야에 들어오는

바닷가의 풍경들을 빠르게 그려갔는줄도 모르겠다

 

누군가의 눈속에서

누군가의 배경이 되어간다는거

기분좋은 일 일까

 

경우에 따라 다를수 있겠지만

영원히 변하지 않을

그 모습 그대로

그 풍경 그대로

살아있다는 생각든다면

그또한 마음 흐뭇해질수도 있으리라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나는 제일 신기하고

존경스러웠다

 

음악도 그렇듯

미술의 세계또한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 나야 된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나는 미술에는 영 재능이 없었던 터라

 

그림그리기가 어려웠다

초등학교때는

내 일기가 늘 애들 앞에 읽히어 졌고

그림또한 뒤에 걸려졌지만

그래도 그려내는거는 나한테는 힘든 세계였다

 

대학을 다니면서

하드보드지에 그려내는 숙제는

그림때문에 알게 된 친구의 과제였다

 

그림의 과제가 끝나면서 그 애랑도 자연스럽게 안 보게 되었지만

나는 사실 그 애의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귄것도 아니었고

( 어.. 이야기가 빗나갔다 )

 

 

2

 

그림을 그리는 사람

자기의 세계를

하얀 종이에

화폭에 그려내는 사람

 

마법을 거는거 같았다

같은 손이요

바라보는 눈길은 같을진데

 

어찌 그리 멋스럽게 표현해내고 담아내는지

 

나는 다시 태어난다면

그림을 아주 잘 그리는 여자로도 태어나고 싶다

 

 

3

 

그녀는 아주 담담했으며

손놀림은 아주 침착했으며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으며

 

그림을 다 그린듯

할일을 다 마친듯

앉았던 보조 의자를 접고

조용히 사진을 찍던 우리들의 모습을 확인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나는 사실 겁이 좀 났었다

사진찍히는걸 싫어하는 사람일수도 있었으니

그것도 처음 본 낯선 사람이었으니

 

 

 

 

 

 

남편과의 외출에서

바닷가 백사장을 거닐면서

팔짱을 끼고 이야기를 하면서

깔깔거리면서 안겨도 보고

 

하루가 그녀로 인해

아니 우리 둘로 인해 흐뭇해진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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