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빠는
그 나이에 걸 맞는 여자랑 걸어가고 있었다
그 사람은 나를 본듯했었고
나도 멍하니 그 사람을 보고 있었던거 같다
그날 밤 12시 넘어서 별밤에서 나오는
사랑의 첫발자욱 이 연주를 들으면서
한참이나 가슴 저렸던거 같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했고
그대로 마음을 접었던
중 3때 보았던 재수생 오빠
2
그 오빠는 수학을 아주 잘하는 재원이었다
나는 고등학교에 들어가기전
몇달 수학수강으로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어떻게 내 눈에 들어왔는지
어떻게 내 눈에 띄었는지 지금 기억할수 없지만
그 오빠는 많은 무리들 중에 늘 혼자였고
아주 지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었던거 같다
지금 내가 사람이 되었다고 하나
그때는 말도 잘 하지 못했고
(나중 엄마 친구들이 딸이 벙어린줄 알았다고 하니)
사람들이 많으면 고개도 잘 못들고 다닌거 같은데
어찌 그 오빠를 좋아했었는지
3
어느날 그 오빠가 나를 교실에서 불러냈다
대학시험을 치르기 전
학원을 그 만두기 몇칠 전이었던거 같다
공부 열심히 하라고
수학을 어떻게 하라고 그 말만 했던거 같다
그때 그 기억이
그때 계단에 서 있던 자리가 기억이 나는거 보면
나한테는 아주 큰 설레임 이였던 모양이다
어떻게 내가 좋아하는줄 알았는지
내 친구들이 그 오빠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했던 모양이다
한번씩 나를 보고는 했다니
그렇게 그 오빠를 학원에서 볼수 없는 날들이 지나고
그해 크리스마스 이브날
그 오빠는 긴 코트를 입은 낯선 여자랑 걸어가고 있었다
그것도 집에 갈려고 혼자 차를 기다리던 그 시간
서면에서
얼마나 슬펐던지
4
지금같았으면
좋아한다는 말이라도 할수 있을거 같은데
내 눈에 들어오던 그 여자는 그리 세련된 모습도 아니었고
그리 이쁘지도 않았던거 같고
서로 친하게도 보이지 않았다
나중 친구를 통해 그 오빠의 소식을 들었을때
그 짐작이 맞았다는걸 알았다
5
그 오빠는 여기에서 제일 좋은 학교에
수학을 전공한다는 소식을 마지막으로
나는 여고에 들어갔다
이 음악을 들으면
이 나이에도 그 재수생 오빠가 생각이 난다
유일하게 내가 가족 아닌 사람을 오빠라는 호칭으로 불렀던 사람으로
그 사람은 잘 살아가고 있는지
내 사춘기 시절의 첫 발자욱의 남자였던 오빠라는 사람
나 보다 4살 위였는데
.
.
.
가을은 참 이상한 계절은 맞는가 보다
이렇게 가슴젖어 옛 기억에도 머물게 하니 말이다
가을은 그리움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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