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하농17 2012. 5. 29. 10:33


 

 

                                                 (사진 출저 / 우두망찰님)                                                    

 

 

가을의 낙엽만 설레이는줄 알았는데

꽃이지고 난 초록의 푸르른 잎새들도

그 나름의 운치를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듯 하다

 

꽃이 지고 나면 그 생명이 다 한줄 알았는데

봄이 줄수 있는 화사함이 지고 나면

열매맺듯 싱싱한 초록의 잔치들이 시작되는거 같다

 

참 모르고 살았구나

뭐하고 살았지

 

그저 집안에서 내 틀에 갇혀서

내 생각과 마음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나 보다

 

지금 내 인생의 전환점을 마련하듯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곳곳에서 고개들며 쳐다보는듯 하다

 

아직도 봄의 선명한 기운에

봄의 색채에 기 눌려

눈길 애써 주지 않으려

 

명암 바꾸듯

생각 돌려갈때 생기지만

짧은 스침의

여운의 감촉이

오래도록 내 마음속에 잔재되어 있는거 같다

 

많은 이들이 초록의 표현을 쏟아내고 있는데

나는 봄꽃도 나무들의 이름도 잘 모르겠다

 

하나씩 하나씩 익혀가는 지금

때로는 신기하기도

때로는 모른척도 하고 싶지만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설명할수 없는 감격또한 밀려오기도 하지만

점점 표현에 인색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다독이기도 한다

 

가만히 바라본다

뛰어가지도 않고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

주위를 둘러보고

 

가을냄새뿐이 아닌

지금 내가 걷는 이 길의 바람소리도 같이 듣고 있다

 

 

 

 

 

 그 언젠가

아주 어릴때

반지를 만들어 주던

 

토끼풀을 보면서

한참 머물며 눈길을 주고 있었다

 

아.. 정말 오래 간만이구나

아직 잘 살아가고 있네

그러고 보니 나만 이렇게 변해가고 있었네

 

너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우리들을 지켜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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