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숨 고르기..

하농17 2012. 5. 18. 10:37

 

                                                                                        송도 바닷가에서 4눨 26일..

 

 

원래 눈물이 많은건 알지만

요즈음은 두마디를 넘기지를 못하겠다

목욕을 하고 나서 의자에 앉으면서

켜져 있는 TV를 무심코 보았다

 

무슨 프로였는데 백련사라며 시골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머스마가 때 마침 옆에 앉아 있었던지라

핑계삼아

저 절이 어디에 있지..?

저기에 가고 싶다..!

내년에 니 대학 들어가면 아빠랑 가고 싶다고 말하는데

나도 모르게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아빠랑 가라고 말을 하는데

 

멀리는 못갈거 같다

아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데

지금은 집을 비우지를 못할거 같다

 

 

 

 

언제부터였는지

나는 자연에 대한 목마름에 가슴이 에이는거 같다

눈은 자연을 찾아가고

끝없는 산에 대한 대한 갈증으로 몸과 마음이 바스라져 가는거 같다

 

산에 들어가면

자연을 찾아가면 비로소 편한 숨을 쉴수 있다고 했는데

 

스며드는지 모르게 자연에 대한 정서가 들어왔나 보다

남편은 나가는거를 싫어하는데

자기랑 사는 동안은

같이 움직여야 된다고 했는데

뭐라하지는 않지만 웬지 모를 숨막힘은 어찌할수가 없다

 

 

 

 

내가 울면서 이야기하는 소리를 남편이 들었나 보다

아니 남편이 듣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월차를 내고 토요일이면 나를 데리고 나간다

 

부산에서 태어나고 여기서 자랐는데도

나는 여기조차 잘 모른다

 

어릴때는 큰 오빠가 단속을 했다

우리과는 큰 하드보드지에 그림을 많이 그려가야 되는데

실력이 실력인지라

그래서 우리 과 애들은 미대생을 많이 사귀었다

 

나도 그 중 하나였는데

그 애가 그림을 다 그렸다고 만나자는 전화때문에

큰 오빠한테 따귀를 맞았던거 같다

 

미니치마를 입고 학교에 갔다가

집에 들어올때면 자크를 내려서

긴 치마를 만들어서 들어오고는 했다

 

왜 그렇게 단속을 했는지

여행은 꿈도 못 꾸었다

그래서 그런지 딸애한테는 자유를 주고 싶다


 


 

내 남편

술 좋아하고 사람좋아하고 법없이 살 사람이다

내가 자기를 마음 밖으로 내어 놓은적 있어서

나 혼자 나가는거를 싫어한다

 

내 잘못이 크지만은

요즈음은 그나마 숨이 틔이고는 한다

자기는 풍경사진을 찍으면서 어디에 가서 서라고도 하고

내가 서 있기도 하고

 

아직 자기 눈에는 내가 풍경이란다

젊을때와는 또 다른 그 무엇이 흐르기도 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내 어깨에 손도 올리기도 하고

팔짱도 끼고 손도 잡기도 하고

 

부산으로 해서 점점 시야를 넓혀보려고 한다

.

.

.

 

내 지나온 모든 풍경들은 다 아름답더라

다 이쁘더라

 

내 얼굴이

내 마음이 살아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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