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년(신라 진평왕 3)에 아도 화상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나 〈사적기〉에 의하면
875년(헌강왕 1)에 도선 국사가 남방비보를 위해 경상남도 진주 영봉산의 용암사
전라남도 광양 백계산의 운암사와 함께 선암사를 창건했다고 한다
1092년(고려 선종 9)에 대각국사 의천이 크게 중창했으나 임진왜란 때 모두 소실되었다
1660년(조선 현종 1)에 경잠·경준·문정이 재건을 시작했고 1698년(숙종 24)에는
호암 약휴선사가 원통전을 짓고 그 안에 목조관음보살상을 봉안했다
이어 1701년에는 약 30년간에 걸쳐 완성된 불조전에 과거 53불을 비롯한 60여 구의 목조불상을 봉안했으며
대웅전의 개수 및 선암사 입구의 석조 다리인 승선교 축조 등 대대적인 확장과 정비가 이루어졌다
1819년에 불이 나서 건물들이 소실되자 곧 상월이 중건했고
1823년 다시 불이 나자 해붕·눌암·월파 대사 등이 중수하여 대규모 가람을 형성했다
이 절은 1911년 조선총독부가 발표한 사찰령과 사찰령시행규칙에 따라 31본산 중의 하나가 되었다
6·25전쟁 때 많은 건물과 문화재가 소실되었으며 현재 경내에는 대웅전(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41호)을 비롯하여
원통전·팔상전·천불각·장경각·강선루 등이 남아 있다
주요문화재로는 대웅전 앞의 3층석탑 2기(보물 제395호) 입구의 석조 다리인 승선교(보물 제400호)
대각국사진영(보물 제1044호) 대각암부도(보물 제1117호) 북부도(보물 제1184호) 동부도(보물 제1185호)
금동향로(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0호), 화산대사사리탑, 순조가 친필로 쓴 '대복전'과 '천인'이라는 편액 등이 있다
(선암사 일주문)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 / 정호승
(범종루)
어쩌면 이 시가 나를 이곳까지 데려다준 줄도 모르겠다
사는 게
산다는 게
콧등에서부터 전해지는 명치끝의 저림에
마음속 습기가 차고 넘쳐나
고여있던 눈물이 주체 못 해 바닥에 뚝 뚝 떨어지려 할 때
아주 오래전에 읽었던 이 시가 생각이 났다
눈물이 나거던 걸어서라도 선암사에 가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목어가 풀잎들이 새들이
등 굽은 소나무가 다독이며 위로를 주어
향기 가득 담은 훈훈한 마음으로 비워내고 가득 차서 돌아온다고 하니
토닥이듯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생겨났다
(만세루)
육조고사 현판
서포 김만중의 아버지 김익겸이 썼다고 한다
추사풍인 이 육조고사는 중국 육조시대부터 내려온 오래된 절
달마시대부터 내려오는 절이라는 뜻이란다
선암사에 와서 처음으로 본 스님의 뒷모습
마음의 도를 닦는 수도승이어서 그런가
뒷모습이 그리 쓸쓸해 뵈지 않는다
선암사 삼층 석탑
보물 제395호. 높이 470cm. 대웅전 앞에는 규모가 같고 양식이 동일한 석탑 2기가 있는데
그중 하나로 2층기단 위에 3층의 탑신과 상륜부로 이루어졌다. 하층기단은 넓은 지대석 위에 놓여 있는데
4개의 긴 돌로 구성되었으며 각 면에는 우주와 탱주가 새겨져 있다
하층갑석의 윗면은 약간 경사가 져 있으며 중앙에는 3단 굄이 상층기단을 받치고 있다
상층기단의 각 면에도 우주와 탱주가 새겨져 있으며 상층갑석은 하층갑석과 마찬가지로 밑에는 부연이 있고
비스듬하게 경사가 져 있는 윗면 중앙에는 3단 굄이 있다
탑신부의 옥신과 옥개석은 각각 하나의 돌로 되어 있으며 옥신의 각 면에는 우주만 조각되어 있다
옥개석의 층급받침은 4단이며 처마 끝이 편평하며 비교적 수평을 이루고 있다
상륜부에는 노반과 원형의 석재들이 남아 있는데 원래 석탑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1986년 8월 해체·복원할 때 동쪽에 있는 탑 1층 탑신에서 사리장치와 함께
청자·백자 등이 출토되었으며 보물 제955호로 지정되었다
조경시설 꽃 나무들이 울창했으며
유구한 역사의 대물림이듯 절이 작고 소박한 거 같았다
어쩌면 이런 겸손함이 사람들을 이 절로 이끄는 줄도 모르겠다
아담함에서 오는 절의 누각이 집터인 거처럼 편안함과 안정감이 엿보였다
7월에서 9월 사이에 핀다고 했으니
이제 피었으려나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 뜨거운 줄 모르고 얼굴 내밀어
그리 붉게 피어나나
.
.
.
오백 살 배롱나무가 선국사 앞마당에
가부좌를 틀고 있다
염화시중의 미소를 띠고서
여름밤 폭죽처럼 피워 낸
저 붉은 꽃들
깡마른 탁발승이 설법을 뿜어내는지
인연의 끈을 놓는 아픔이었는지
이승에서 속절없이 사리舍利들을 토해내고 있다
배롱나무꽃
붉은 배롱꽃은 열꽃이다
온 몸으로 뜨겁게 펄펄 끓다가 떨어진 꽃잎 자국은
헛발자국이다
피기는 어려워도 지는 것은 금방인 꽃들은
저마다 열병을 앓다가 진다
저물어가는 여름 끝자락에
신열을 앓다가 가는 사람이 있다
배롱꽃처럼 황홀하게
무욕의 알몸으로 저 화엄 세상을 향해서
쉬엄쉬엄
배롱나무꽃 / 정성수
세월의 더깨만큼이나 갈래갈래 뻗어가는 오래된 소나무
곡선 이루어 사연 안고 사는 나무들
바래지고 닳히어진 목조가옥들
고택의 멋스러움을 가미한듯한 선암사가 한눈에 들어오듯 정갈하다
식목의 계절에 내가 찾아 왔음인가
여느 절보다는 꽃과 나무들이 많은듯했다
부처님께 공양드리고 나오면서
못다 한 숨 나무들과 함께 호흡하며 속세의 염려 다 버리고 가라 함이던가
내 지나간 세월 보상받듯 꽃들의 찬연함에 위로받으라 함이던가
나 또한 푸르름에 한층 더 눈길이 간 거 같았다
절의 꽃처럼
연한 아이보리 이팝나무가
수국이 알알이 풍성하게 피어있었다
경내의 수령이 350~650년에 이르는
오래된 매화나무 50여 그루가 서식하고 있다던데
꽃이 지고 나니 어느 나무가 어떤 꽃을 피워대는지 잘 모르겠다
여기 이 풍경은 사진으로 참 많이 본 거 같았다
물 한모금 마시고
하늘 한번 올려다보며
휘 한번 주위 둘러보고
내 마음 얼마나 순히 되었는지 살펴보는
몸과 마음이 쉬어가는 곳
대롱이 달팽이 관을 닮았듯 특이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저 물을 마시며 목마름의 해갈을 풀고 갔을까
휘어진 나무관이 돌 우물이 낙수에 닳히어진거 같으니
이 또한 세월의 흔적은 아닐까
(뒤깐)
순천 선암사 전통 뒷간
전통적인 절집 화장실로 환경친화적인 이층구조
재래식 변소지만 냄새도 안 날뿐더러 밑에서는 바로 거름으로 쓸 수 있다
또 나무결을 잘 살려 지어서 아름다운 건축물의 완성을 보여주며
이 뒷간은 유일하게 문화재자료 제214호로 지정된 곳이다
전남지역 뒷간의 전형적인 평면구조인 '정(丁)'자형 건물로 가장 오래됐기 때문이다
또 현존하는 절집 뒷간 가운데서 가장 크며
가로 10미터 세로 3.8미터,깊이 5미터로 동시에 남자 8명과 여자 6명이 일을 볼 수 있는 규모다
명당을 연구하는 사람들과 대명당이라는 선암사를 다시 찾았는데 그 뒷간도 대명당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명당의 기운을 받기 위해 뒷간에 머무르다 온단다
.
.
.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하며 예스러운 글씨체도 특이했으며
뒤깐에서 일을 보면 똥 떨어지는 소리가 사흘 후에 들릴 정도로 깊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근처에 화장실 냄새가 하나도 안 난 거로 기억된다
이런 뜻과 의미가 담기어진 곳이었으며
한번 들어가 볼 것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걷던 길 돌아서며 선암사를 바라다봤다
언제쯤 다시 와질까
낙엽 떨어지는 가을에
아님 소복히 눈 오는 겨울에
그때는 느린 걸음으로
하나하나 천천히 둘러보며
내 마음과 두런두런 이야기도 하며
처음인 듯 선암사와 해후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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