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월의 가을
호박소 가는 길에서 만난 인연들.. )
어느 곳에 가든지 그 지역의 특산물을 먹고 와야 된다는 생각으로
도토리묵 비빔밥등을 먹었는데
그 맛이 기억에 있지 않은걸 보면
어쩌면 가을이라는 붉고 노란 조미를 뿌려서
그 향취 때문이라도 애써 더 먹은 줄도 모르겠다
나는 술을 못 마셔서 그런가
술은 그 어떤 술이라도 씹은 거 같다
몸에 좋은 거라 해서 솔잎 동동주를 입에 살짝 대어 보았는데
역시나 씹고 떫다
곳곳에 오전의 느릿한 햇살이 비추어 지고 있건만
이상스레 걷는 내내 이슬 가득 머금은 새벽의 미명처럼
내 손에 습기가 가득 담겨 오는듯했다
유난히 노란빛을 띠고 있었다
숲속의 잿빛을 더 환히 비추어 주듯 말이다
물이 얼마나 맑고 깨끗해 보이던지
금방이라도 선녀가 물을 마시러 내려 올거만 같았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모두에다
가을이 기분 좋은 요술을 부리고 있었다
*
해발 855m의 백운산 자락 계곡에 위치하며
화강암 위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안성 맞춤입니다
백옥 같은 화강암이 억겁의 세월 동안 물에 씻겨 소를 이루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절구의 호박 같이 생겼다 하여 호박소 또는 구연이라 합니다
명주실 한 타래가 들어 갔을 만큼 깊었다고 하는 얘기도 전해지며
오랜 가뭄이 계속 될 때 기우제를 지내는 기우소이었다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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