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날 들려왔다
설마 왜
내 두 아이의 분개 성토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아무 말도 아무 생각도 하기 싫었다
연일 나오는 뉴스를 읽고 들으면서
좀 겸손할 것을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사람이
왜 좀 더 처신을 잘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자리 잡을 무렵
딸아이의 전화를 받았다
엄마
설마 하며 뉴스를 찾아 읽었다

누가 누구를 단죄할 수 있나
세월 흐르다 보니 이만큼의 나이가 되어 보니
어찌 한평생 일관성 있게 한 길만을 걸으며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살 수 있을까 싶다
알게 모르게 마음속 사연 하나
다른 이 하나 품었다 내어놓았다 하는 게
우리네 인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표나지 않게 속앓이로 시작되어 소용돌이처럼 들끓다
끝나는 줄 모르게 지쳐가다 희미하게 사라져들 가는데
어느날 한참의 세월이 지나서 뒤를 한 번씩 돌아볼 계기가 생겨날 때면
그래도 잘 살아왔구나 하는 대견함도 들 때가 생기는데

단죄하는 것도 그의 가족이요 아내일 텐데
나락으로 치닫는 것도 한 사람의 몫일 텐데
근데 죽음으로 몰고 갈 정도의 큰 죄를 지었단 말인가
그보다 더한 짓도 다 하면서 살아내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아내와 자식들은
살아있는 사람은 어떻게들 살아간다고들 하지만
평생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들은
짊어지고 가야 할 마음의 통증들은
금방까지도 호흡하며 말 붙여주던 사람이
세상에 남겨진 흔적 하나 없이 사라져 버렸는데
아무 상관 없는 나자신도 이리 상실감이 생겨나는데

엄마를 보내고 현관문에서 퍼뜩 엄마 방을 쳐다보는데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 모든 게 그 자리 그대로인데
사람만 보이지 않았다
며칠 내내 잠만 잤다
자다 깨면 눈물이 나왔고 자면서도 흐느끼며 울었던 거 같다
연예인들의 죽음에 딱히 심히 반응하며 살지 않았던 거 같다
단지 그래도 죽는 거보다는 사는 게 나을 텐데 하는
결론 같은 답을 내리며 회피했다

나의 아저씨를 보며 엄마와 같이 병원에 있었고
나의 아저씨가 마칠때쯤 엄마를 보냈다
회색빛의 암울한 대사들에 마음 젖어 들었고
고개 끄덕이며 인생을 되물었다
멍한 듯 포기하듯 창틈으로 계절을 감지하는 사이
어느덧 봄이 가고 있었다
나의 아저씨는 엄마를 생각나게 한다
내가 나의 아저씨를 두 번을 못 보는 이유도
그 대사와 장면들에 들어갈 자신이 없어서다
엄마에 대한 글을 쓰고서도 다시금 읽지 못하는 이유도

그러고 보면 이 사람 나오는 드라마나 영화
시베리아 횡단기 예능도 다 봤다
아득히 먼 곳 이 노래도 내가 노래방에 가면 잘 부르는 노래인데
이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듣는데 뜨끔거린다
마음이

좋은 곳으로 가시라고 하는 말도 안 하렵니다
단지 마음이 이리 안 좋습니다
한 사람이 사라졌다고 해도 세상은 그대로 돌아갑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죄를 지은 사람도 잘 잊고 잘 살아갈 겁니다
그게 인생입디다
.
.
.
그래도 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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