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어서는 그럭저럭 지냈는데
나이 들어 갈수록 서로 정이 더 두터워져
지리산 삼신봉 자락 해발 600m에 자리한
경남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 78년을 함께 한 노부부가 산다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음식부터 빨래까지 모든 집안일에 솔선수범하는 애처가다
한날 한시에 이 세상을 하직하자고 그렇게 약속을 했건만
얄궂은 이별이 찾아왔다
아내를 향한 그리움으로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놓는다
(2018년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밥정을 먼저 보고 난 후
나부야의 겉표지 이미지를 보면서 할머니 얼굴이 어찌 닮아 있는 거 같아
내려서 보면서 그 연결고리에 아.. 했다는 다시 밥정을 이해해 가며 연거푸 보게 되었다
( 왜 그렇게 그리움에서 헤어나지를 못했는지를
처음 보면서 보이던 않았던 감정들이 한꺼번에 솟구 쳐 와..)
우리 엄마 아버지도 거실에서 이런 포즈로 앉아서 내가 찍어드린 사진이 있는데
(아버지는 60대에 돌아가셨으니..)
너무나 크게 웃고 있어서 내가 간직하고 있는데
나는 우리 엄마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나부야를 본 거 같다
할아버지의 자상함과 할머니의 표정에서
이따금 묻어나던 엄마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했으며
주름지며 웃던 표정에서 그간의 희노애락이
옅게 배여 물던 웃음과 미소 속에서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만날 거라는
서로의 깍지 낀 손끝에서 끈끈한 정과 해 묵은 애정이 쏟아 나는 듯했다
*******

더 늦기 전에 당신과 나누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눌러 담은 그리운 인생의 참맛
자연을 재료 삼아 요리를 만드는 방랑식객 임지호 셰프
친어머니와 양어머니에 대한 아픈 사연을 간직한 그는
길에서 인연을 맺은 사람들에게 기꺼이 음식을 대접하고
지리산에서 만난 김순규 할머니를 길 위의 어머니로 10년간 모신다
그러나 끝끝내 찾아온 3번째 이별 앞에 임지호 셰프는 낳아주신 길러주신
그리고 마음을 나눠주신 3명의 어머니를 위해
3일 동안 108접시의 음식을 그리움으로 짓고 진심으로 눌러 담아 정성껏 한상차림을 장만한다
*임지호 / 세계적인 요리사이자 자연요리연구가
유엔 한국 음식 축제(2003)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식 시연회(2005) 베네수엘라 한국음식전(2005)
등으로 세계 각국에 한국 음식을 알렸고
2007년 제1회 뉴욕한류상 2006년 외교통상부 장관 표창 문화관광부 장관상 표창을 받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셰프로 인정받았다
또한 KBS1 인간극장과 SBS 잘 먹고 잘 사는 법 식사하셨어요 등으로 많은 감흥을 전하며 대중과 교감했다
최근에는 SBS 정글의 법칙 with 헌터와 셰프에 출연해 자연에서 구한 재료로 만찬을 선사하기도 했다

어머니 / 김지호
긴 시간이 흘러왔습니다 가슴속에 묻어뒀던 그리움 한 자락
평생의 길이 된 그 이름 기다림과 그리움의 이름
어머니
수많은 길 위에서 만났고 수많은 사람에게서 만났고
매일매일 밥상에서 만났습니다
때로는 어머니가 되고 때로는 손님이 돼서
나를 끌어안고 나를 맞이해서 흘린 눈물들이 꽃이 되었습니다
이제 보니 서럽게 걸어왔던 그 길에 언제나 함께했던 어머니의 손길이
때로는 등불이 되고 평온한 집이 돼서 나를 보듬고 계셨습니다
이 이름이 어머니셨습니다
*
걸음 걸음이 그리움이었습니다
만나는 인연이 모두 어머니였습니다
누군가의 시린 허기를 채워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께 이 영화를 바칩니다
( 영화 말미의 내레이션..)
.
.
.
어머니에 대한 절절한 사랑으로 그리움 찾아 떠나는 길 위에서의 인생
음식을 통한 가족의 소중함
인연의 둘레 길에서 만나는 이웃과 따뜻한 정을 나누며
외롭지만 진정 쓸쓸하지 않았던
어머니의 품속과도 같은 자연에서 치유받고 위로받았던 밥으로 음식으로 정을 나누는 영화
우리나라 사계가 이토록 아름답다니
다음이란 세상이 있다면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삶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어머니
엄마
가슴부터 적셔온다
*******

초록 논에 물이 돌 듯 온기를 전하는 이야기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 삶의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노인에겐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
살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이 소는 최노인의 베스트 프렌드이며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최노인이지만 희미한 소의 워낭 소리도 귀신같이 듣고
한 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심지어 소에게 해가 갈까 논에 농약을 치지 않는 고집쟁이다
소 역시 제대로 서지도 못 하면서 최노인이 고삐를 잡으면
산 같은 나뭇짐도 마다 않고 나른다
무뚝뚝한 노인과 무덤덤한 소 둘은 모두가 인정하는 환상의 친구다
그러던 어느 봄 최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 해를 넘길 수 없을 거라는 선고를 듣는다

이 영화를 본지가 좀 된 거 같은데
그치만 풍경소리같이 울려 퍼지던 워낭소리
붉게 퍼져 나가던 노을의 정취
아침에 눈 뜨면 나가서 해거름에 들어오시던
우리네 아버지들의 삶이 어찌 소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영화
소가 사람이 서로의 언어와 각자의 눈빛과 표정으로
아픔을 읽어내는 거 같아 짠해졌던 영화
할아버지도 고물 소도 고물
우시장에 소를 팔러 가던 날
소도 그 분위기를 알았는지 두배로 주는 여물을 먹지 않은 체
할아버지가 나서는 길을 따라 어기적 어기적 걷는 거를 보고서는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자기의 죽음을 아는 걸까
우리들도 그럴까
엄마의 마지막 5개월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나부야 나부야와 밥정 가족이라는 프로를 보면서
이제는 조금은 알아 가는 거 같다
저렇게 화면에도 나타나는데
점점 더 노쇄해지고 기운 잃어 힘없어지며 상해 가는 모습에
가려고 그랬구나 하는 미처 깨닫지 못한 회한이 가져지는 거였다
요즈음 그래서 더 허무해지는 줄도 모르겠다
워낭을 소의 목에서 떼어낸다는 의미
아.. 참 그래
*******

언제 또 이곳에 올 수 있을까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할망구
할머니의 파미르 일기 중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고자 했던 어머니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과 푸른 새벽을 만날 수 있는
티베트의 성지 카일라스로 떠났다
바이칼 호수에서 티베트까지 인생을 닮은 아름다운 길 위에서
여든 네살 생일을 정말 축하합니다

처음 길을 나설 때만 해도 어머니와 길을 떠날 수 있어서 행복했다
하지만 서른일곱 살의 어머니는 어느새 여든이 넘은 할머니가 되어 계셨고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가슴 한 켠이 아련했다
(첫 내레이션..)
사람들이 물었다 왜 노모를 모시고 험한 오지로 여행을 가느냐고
나는 그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오래 걷고 싶었고
티베트의 성스러운 산 카아라스까지 지구의 아름다운 길이 이어져 있었다
(마지막 화면이 올라가면서..)
.
.
.
경상북도 봉화에 사시는 86세 이춘숙 할머니와 영화감독 아들
러시아 몽골 중국국경 여러나라를 거쳐
지평선에서 시작한 지평선 너머로의 티벳 카알라스로 성지순례를 떠나는
인생의 계절과 같은 모험을 담은 여정
할머니의 글처럼 참으로 행복해 보이는 노년의 여정이었다
가는 곳마다 신비한 경관이 펼쳐져 있었고
그런 자연을 마주하며 할머니의 감탄과 감사함 자부심 또한 이어졌다
이 나이에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여행을
(불교 신자의 관문 티벳 성지를 보면서 두손 모아 합장하며 기도중에 흐르던 눈물)
이대로 죽어도 아무 여한이 없다는듯이
자연의 품은 그런 할머니를 받아들이고 다독이는 듯했다
* 카알라스산/ 티벳 불교에서 수미산으로 간주되는 신성한 산
불교 힌두교 쟈이나교 티벳 토착종교등의 발상지에
4대 하천인 브라마푸트라 강 인더스 강 수틀레지 강 카르날리 강의 발원지
소중한 눈의 보석이라는 뜻의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다
*******

말 한 마디 잘못해서 국토대장정을 해야만 했던 하대세 하정우
하정우의 물귀신 작전에 낚여버린 국민 공블리 공효진
그리고 개성 넘치는 16명의 배우들과 함께 떠나는
서울부터 해남까지 577km
얼떨결에 내뱉은 말 한마디로 장장 577km를 걷게 된
공효진 하정우의 순도 200% 리얼 버라이어티 무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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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주인공도 좋아하지만
다큐 같은 영화
영화 같지 않은 다큐
이런 류의 영화들을 좋아하는 거 같다
만연한 웃음이 흐믓해지는 마음들이 가득 차 오니 말이다
대리 만족이다..
*******
보너스 사진 한 장

(뜻하지 않게 발견한 천안 10대들의 작품..)
이 아침 새 글들의 알림 속에서
친구님들 블의 글들을 읽어 가던 도중 눈과 마음에 시선을 확 잡아끌던 사진 한 장
제가 보기에는 한복을 입은 소녀상을 표현한 거 같습니다
팔꿈치 뒤 소매를 한복처럼 널어 뜨린 거 같고
치마폭과 길이가 생각이 많은듯한 자세와 시선이 제게는 이리 다가옵니다
교수님..ㅎㅎ
저도 널리 알리고 싶고 의미가 깊어 보여
특히 눈 녹을 거 같아 급히 펌 방지 풀어 가져왔습니다
왔다 가시면 아실 거 같아
우리나라 10대들 미래를 책임져 갈 우리들의 아이들이
이리 아름다운 마음들을 가지고 있다고
과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거 같다고
추신/ 참 국가 유공자 집안을 독립운동을 하신 분들을 그렇게 펌하하는 사람들은
인간들은 놈들은 더욱이 누구보다 모범이 되어야 할 카툰작가란 사람이
놈이 보지 않고 듣지 않아 무식해서 그런 겁니다
한 마을의 부호들이 한 가족 아들 3형제가 만주로 중국으로 떠돌며
집안 돈 독립운동을 하면서 얼마나 갖다 쓰고
이름 없는 무덤들이 쓰러져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다는 것을
물론 그때 일제 앞잡이들 열심히 살았겠지요
왜에 충성하고 같은 민족을 밀고하고 말살하며 한껏 부도 축적했겠지요
얻다 대고 열심히 살았니 마니 하는 몰상식하고 건방진 비교로 지적질을 한다 말입니까
열심히의 기준이 확연히 다른 데 말입니다
지금 우리가 어떤 희생으로 이루어진 민족인데 말입니다
흔적 없이 사라졌을 수도 있는 조선 대한민국
우리의 조상들 모두가 지켜낸 결과물입니다
올바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그리 말하고 생각할 겁니다
저런 사람들은 배척되어야 마땅할 일
아.. 저 글 길어질 거 같아 줄이렵니다..ㅎ
얻다 대고 일제 앞잡이 집안과 감히 독립 유공자들 조상을 들먹여 택도 아닌 소리들을
우리의 고유 한글을 그런 글들로 도배된다는 거
저도 반대입니다
여기서 인사합니다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내일이시기를요..! ㅎ
음력 12월 5일 오늘 내 생일이다
자축하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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