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 삶은 무엇인지요
세상의 눈으로 바라볼 때는
속세에서 벗어나
갈등과 번민을 종교로 승화시켜
자연과 벗하며 글을 쓰며 욕심 없이 살아낸 듯 하나
제 눈에는 체념과 도피의 또 다른 안식처 같습니다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
남겨진 씨앗 하나 없이 이 세상의 소풍을 끝낸다는 거
만져지는 사랑하는 이 하나 옆에 두지 않고
부처님만 보고 살아낸다는 거
세상의 물욕도 교접에서 오는 육욕의 미련 또한 없지 않았을 터인데
모든 걸 떨쳐버리고 살아낸다는 고뇌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눈을 뜨면 침묵의 고행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살아가는
스님의 삶은 과연 무엇이었는지요
평범한 사람으로 태어나
자식을 두고 살아가는 우리네들은
때로는 속되고
때로는 범인에 탈피한 쳑
무언가를 깨달은 척 마음 널리 행하고자 발버둥 쳐 보지만
그 또한 허상으로 느껴질 때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스님은 똑같은 삶의 방식을 반복할는지요
평범한 한 인간으로의 삶으로도 살아보고 싶지는 않으신지요
스님
어떻게 살다가는 삶이 과연 옳은 것인지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이생에서는 이렇게 살아봤으니
다음 생은 어떠할 것이라는 단정도 해보지만
그 또한 한낱 허공에 겉도는 바람이 아닐는지요
스님 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있지요
죽음 앞에서 억울함을 많이 가져본 여자인지라
가슴에 맺힌 것 또한 많나 봅니다
내 떠돌 수 있는 영혼을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살다 가신 아버지 계신 곳에
그렇게 몸이 부서져서 가신 아버지
지금은 온전하게 걸어 다닐 수 있는지
어떻게 잘 살아가고 있는지
혼이라도 아픔 없이 잘 있는지
그렇게 간 내 오빠
아버지 만나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무심히 무심히
그렇게 들로 산으로 바람으로 구름으로 떠돌다
정처 없이 살아가는 인생이 되었으며
한곳에 머무르는 삶이 되지 않기를
내 영혼 누릴 수 있는 쉼이 주어진다면
그러면 마음에서 한가지의 짐을 내려놓듯
가벼이 가벼이 이 한 몸 이 육신 숨죽이며 살아갈 거 같습니다
자식 낳고
착한 내 남편과 살아가는 자그마한 행복 누려보았으니
다음 생이 있다 하면
스님같이 살다가는 삶도 어떠하리라는 생각 드는 거 보면
이생도 저 생도 어쩌지 못하는
한 인생 왔다 가는 찰나의 순간은 같지 않겠느냐는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이라는
아주 단편적인 진리가 어쩌면 큰 깨달음이 되지 않을는지요
스님은 묵언의 수행으로 살다 가셨으니
다음 생이 있다면 저처럼 평범한 길로도 살아 가보면 어떨는지요
저는 또 다른 길 끝에도 서 있고 싶습니다
쉽지는 않겠지요
그때는 멀리 있더라도
서로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는지요
어떤 세월이 진정한 무언가를 추구하는 시간이었는지
그 또한 답이 없겠지요..!
2012년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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