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든 존재는 사랑인가
그 말없는 끝없는 대화
사랑은 변하여도 사랑이다
그저 그런 한없는 아귀다툼이다
어떤 존재는 속이 빈 무덤
왜 우리는 밀애로
따뜻한 사체를 잉태 하는가
이젠 말하기도 싫다
고장난 시계를 풀어 두고
네게 끝없이 잡아먹히고 싶다
당신이 티슈에 써준 시를 보며
사랑은 변하여도 사랑이다에
한참 머뭇거린다
그래 막 구어낸 빵과 식어서
나무처럼 딱딱한 빵은 여전히 빵이다
피차 사랑하라 외치며
식은 빵 따순 빵 언 빵이 내게 쏟아진다
하늘에서 땅에서
내 옆구리에서 빵이 구워져 나온다
이천년이 돼도 이천년이 지나도
그 빵을 먹고 처치곤란한 기운을 쓰며
나의 모두에게 애정을 기울려도
외로움도 보험처럼 남을 것이다
당신도 그 누구도 때로 슬픔으로 다가오지만
나는 고장난 시계를 고치며
사람들의 바다에 가장 아름다운
고래 한 마리 띄울 것이다
- 신현림. '사랑은 변해도 사랑이다'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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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지 말아야 되겠다고 하지만 뜻대로 안 되는 것과 같이
영원히 사랑하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는다. - J. 라브뤼이엘
그렇다 그래도 사랑은 변하여도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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