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2월 01일 06시 56분)
아빠 출근하고
현이 학교가고
할머니 밥차려주면서 거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엄마 마음이 한참 머물고 있단다
그런거 같더라
엄마에게 있어 음악이라는 존재는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어느 시간 어느 장소로 데려다 주는 역할도 하는거 같더라
(07시 07분)
거실에서 한참동안이나
알수 없는 비밀 피스가 올려진 피아노를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단다
니가 앉아서 쳐 내던 소리들이 엄마를 얼마나 몽롱하게 만드는지
얼마나 많은 미소를 배여 물게 했는지
부시시한 얼굴로 눈 비비며
입술 쑥 내밀때
엉덩이 사이로 팬티 끼어들어 허우적 엄마품에 안겨올때
얼마나 얼마나 많이 가슴을 뛰게 만들었는지
얼마나 얼마나 많이 가슴이 설레였는지
지금 이 순간 니 빈자리가 니 공백이
비오는 창가에 김 서려오듯 한기를 만들어 내는거 같다
(07시 08분)
요즈음은 현이랑 마트에 간단다
엄마는 맛있는 음식들과 이쁜 물건들을 보면
절로 니 이름이 나오는데
현이도 니 생각이 곳곳에서 나는거 같더구나
누나말을 자주 하는거 보니 말이다
기억이란 말이지
자신도 모르게 가슴속에 차곡 차곡
한 사람을 새겨 넣는거라는 생각이 든단다
(07시 08분)
여기는 이제 봄인거 같더구나
이름모를 봄꽃들이 줄지어 온 천지를 장식할텐데
올해 봄은 그다지 엄마에게는 다가서지 않는구나
그곳에도 봄이 빨리 왔으면
설날에 체감 온도가 40도라는 말에
엄마 마음이 더 얼어 붙는거 같더구나
몸이 차가와 져서 그런가
이번에는 생리통을 하지 않았다는 말에
그때마다 핼쓱해져 진통제를 먹어대는 너의 얼굴을 떠 올리며
아프지 않았다는 말에 그게 좋은건지 나쁜건지도 모르겠더라
(07시 08분)
언제쯤 그곳에도 봄이 올까
4월이면 그래도 영하권은 벗어날수 있을까
니가 없는 이곳의 계절은
엄마에게는 그저 한 세월을 보내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밖에는 생각되지 않는구나
.
.
.
모두가 나간 이 시간
냉정과 열정사이
이 음악이
너를 더 생각나게 하는거 같다
잘 지내 내 딸
너는 엄마에게 있어 참 많은 의미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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