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20 범어사 담장너머.. )
오랜만에 만난 너와 옛 궁터 걷는데
어찌 사냔 물음에
세상 담쌓고 산다했지
담쌓고 산다고?
흙 속에 단단히 박힌
기와조각 같은 네가 쌓은 것이
한 채에 두른 담이라면
덧나기 쉬운 것들은 빗장 지르고
흐르기 쉬운 것들은 흙으로 개어
꼭꼭 눌러 박은 이파리 붉음 한
자경전 저 꽃담 같은 거겠지
배롱나무 꽃 지고 여름 다 가는 날
너는 깊이 담쌓아 감춘 것을
내게 들켰으니
저 담 끝에 문 하나 두어도 좋겠다
문 끝에 이파리 하나 돋을 새겨도 좋겠다
담이 높아도 꽃은 넘는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롱나무 아래서 / 임영조 (0) | 2013.04.09 |
---|---|
그래도 섬이고 싶다 / 민병도 (0) | 2013.04.02 |
네가 나의 꽃인것은 / 한상경 (0) | 2013.03.07 |
수평선너머 / 함석헌 (0) | 2013.03.04 |
미혹(迷惑) / 박미화 (0) | 2013.0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