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미혹(迷惑) / 박미화

하농17 2013. 2. 28. 10:37

 

 

 

 

  

내 나이 마흔은 미혹이예요
남들은 다들 불혹 불혹 하지만
그럼 그러라 하세요
나는 절대 사양이예요
나는 내 나이 마흔에 통정할 거예요
저 황홀한 황혼에 반해 일탈할 거예요
말리지 마세요
이미 사랑에 한 번 혹한 여자가
어디 간들 저 붉은 마수를 벗어날 수 있겠어요
어디선들 저 공공연한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겠어요
그러나 사실 난 아무 잘못이 없다구요
잘못이라면
저 환장할 관능을 바탕으로
나를 미혹한 황혼에게 있잖아요
그렇잖아요
음습한 저녁 하늘가에
무당거미처럼 끈적끈적한 덫을 치고 사는
저 저 선홍의 황혼에게
어떻게 내가 걸려들지 않겠어요
위기의 중년끼리
어떻게 한 통속이 되지 않겠어요..?

.

.

. ㅋㅎ

   

 

 

(다대포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