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를 보러가라는 딸아이의 말을 듣고서
남편과 함께 느지막히 집을 나섰다
트리는 캄캄해져야 제 빛을 발할거 같았다
남포동에 도착을 했을때는 해가 많이 남아있었다
공연을 하려는지 스피커소리도 요란했고
막 트리가 점화되고 있었다
그치만 이미 내 마음은 불빛의 절정을 이룬듯
축제의 한마당에서 설레고 있었다
광복로 정 중앙
트리밑에서 사진을 찍고 내려오려는 순간
모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크리스마스의 의미
에수님의 탄생을 알리는 마굿간이 경이로움을 자아낸다
쇼핑을 먼저 시작했다
작년 모임이 있던날 새 부츠를 사서 신고 갔던날
어떻게 알고 내 새부츠를 누구가 신고가고
헌 부츠를 놓아두고 간 이상한 여자
주인이 그 여자를 알고 다시 부츠를 찾던날
(예약손님으로 받는곳이라 아는 손님이라 했다
나중 그 여자는 자기신발인줄 알고 신고 갔단다
신발이 완전 틀렸는데도..)
그 이후로 내 부츠는 이상하게 늘어져서 크게 변형이 되어 있었고
내가 신발을 신을때면
양말을 몇개씩 신지 않으면 걸을때면 벗겨져버렸다
.
.
.
신발가게가 너무 이뻐서 사진을 찍으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아주 이쁜 수제부츠가 눈에 들어왔다
주인남자의 한번 신어보라는 말에 신었는데
조금 큰게 나한테는 딱 맞는듯했다
남편을 쳐다보는데
사라고 한다
안그래도 부츠를 사고 싶었는데
자기가 돈을 내고
부츠를 신고 나왔다
ㅋㅋ 남편팔짱을 더 껴주었다
( 남편은 내가 팔짱을 끼는걸 좋아한다
그대신 내가 자기가 미워질때면 모른척 내 옆에도 못서게한다
내가 좀 못때기는 하단다)
이 가게도 참 이쁘다
광복동 거리에는 귀엽고 앙징맞은 가게들이 참 많다
얼마만에 온 거리인지
가게를 많이 찍었는데
다음에 글과 함께 올려볼 생각이다
나는 학교다닐때
의상과랑 많이 먼 과인데
애들이 내가 의상과를 다니는줄 알았다
옷에 대해 관심이 좀 많았던거 같다
용두산 공원으로 먼저 올라갔다
해가 완전히 졌나 보다
불빛이 트리의 모형들이 더 선명하게
각인되듯 눈에 들어오는거 보니
사람들의 왕래가 없다
그냥 조용하다
이 정적이
이 고요가
콧끝에 스치는 웬지 모를 싸한 느낌들이 참 좋다
한발 두발 걷는 내 걸음 뒤로
연말의 시간들이
마지막이라는 세월의 단어들이 쏜살같이
유형의 물체처럼 바삐 움직여 가는거 같다
용두산 공원의 풍경이 참으로 휘황찬란하다
이따금씩 외국인의 말씨가 들려왔고
그들을 지나쳐오면서
나는 뜻 모를 따스함을 보내기도 한다
살아있다는게
내 소중한 내 가족
내 옆 든든한 버팀목으로
조용히 지켜봐주는
내 속한 내 보금자리가 있다는게
참으로 뿌듯해지는 시간들이 되어간다
용두산 공원을 내려오면서 시작되는길
여기서부터 트리의 향연이 시작되는거 같다
각기의 형형색색의 모양으로
색깔로 반김의 제 역할을 다 하고 있는듯 하다
불빛하나 하나에 희망또한 서려 있는듯 하다
아 정말 멋지다
너무 너무 이쁘다
마음과 몸이 붕 공중부양을 하고 있는거 같다
그 옛날 아가씨때
크리스마스 이브날
서면에서 길을 걸을수 없던날
가만히 서 있어도 물결 떠 밀려가듯
인파속으로 이끌려가던날
설렘과 환희가 서리던날
그때와는 또 다른 마음의 울림일테지만
빨간날은 선명한 색채만큼
강한 인상과 또 다른 기억과
추억의 향수를 만들어 주나보다
나는 지금 먼 훗날의 기억
지금의 시간을 기억하기위한
또 다른 추억쌓기를 하고 있다
행복만들기를 하고 있다
불빛이 바뀔때마다
선전용 가게 문구가 새겨지는게 보니
아마 트리의 협찬사인가 보다
맞아 그렇게 서로를 도와가는게지
잠시 트리본연의 모습을 잃은거 같아
마음 조금 그래졌지만
트리가 있다는것만으로도
어두운 곳에서 밝은 빛이
세상을 비추우고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크리스마스의 의미는 새겨졌다는 생각이 든다
.
.
.
좀 더 따뜻한 세상이 되었으면
모두가 아프지 않았으면
모두가 행복했으면
모두가 평화로웠으면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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