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빠져 나간 자리
사람이 빠져 나간 자리
계절이 가져다 주는 쓸쓸함이 이 영일만을 가득 채우고 있는거 같다
여기 저기를 둘러봐도
문을 열고 있는 횟집은 이 집밖에 없다
어제 답사나온 친구가 아는 곳이라서 문을 열어 놓은건지 모르지만
조류파동이 있듯
원전에 의한 여파가 이곳에도 불고 있는듯 하다
동해안일텐데
바다가 같을진데
이 곳은 바다밑이
바다 안이 다 보인다
그만틈 물이 맑아서일까
부산바다는 물밑이 보이지 않는데
(몇칠전에 확인을 했는데 부산바다도 멀리가면 속안이 다 보여오더라)
그래도 이곳은 사람손을 덜 탄거 같다
아직은 청정해역인거 같으니
경주를 벗어나서
점심을 먹으러 여기까지 온게 거의 한시간은 족히 걸렸을거 같다
차에서 여기까지나 하는 소리가 여러번 나오고 있었으니
내가 탄 차가 제일 먼저 도착을 했다
횟짐에 미리 들어가지 않고
여기 저기를 돌아봤다
우리들 빼고는
이따금씩 지나가는 몇대의 차뿐
한적하다
아니 아주 적막하다
근데 이 분위기가 저린 따스함을 만들고 있다
내 숨소리에 좌초되는
터벅이는 내 발길의 영혼의 소리
이곳은 철썩이는 파도소리도 숨을 죽이고 있는듯 하다
저 멀리 점점이 박혀있는 작은 섬들에서는
이따금씩 날아오르는 작은 새들의 퍼덕이는 날개짓을 상상해본다
아무리 둘러봐도 문을 열고 있는 횟집은 이집 밖에 없는거 같다
아니 다른 가게들은 아예 장사를 안하는듯
간판도 내려지고 수족관도 비어 있는듯 하다
이게 도다리인가
제철이라 먹고 가야 된다고 했는데
아줌마가 회 이름을 다 말해줬는데
일단 부산에서 일반적으로 먹던 회와는 틀린듯 했다
특이한 향이 났고 맛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부산에서 먹던 회맛이 휠씬 월등하다는거..ㅋ
그리고 거의 코스별로 나오는데가 많은데 여기는 대게와 회만 주류인듯 했다)
남편이 스치로폴 박스에 사와서
자기가 가위로 다 자르고 발라서
아이들이랑 나랑 줬는데
나는 익숙하지 않아서 잘 안 발라 먹는데
여기서는 남편도 없고
내가 가위로 잘라서 먹었는데
게 맛은 맛이 있었다는거..ㅎ
다른 친구들은 한잔씩 하며 먹고 있고
나는 배가 부른거 같아 횟집을 빠져 나와서 해변가를 걸었다
두마리 새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쁘다
새는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거 같은데
어느날 먼 바닷가에서
내 옆에서 아주 가까이 걸어가는 하얀 새들을 보고
발걸음을 죽이며 살피게 되었다
다리가 정말 가늘고 길며 몸은 하얀 솜털 뭉치같이 보여왔다
어쩜 이 새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하나의 생명체임을 알아간거 같다
바다는..
마주하는 이 바다는 우리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게 하는걸까
바다
그또한 우리들의 삶이요 세월인지
벌써 해가 질려나 보다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몸이 피곤해 졌다
이상하게 나는 하늘 색이 달라지면
불안해질 정도로 집이 그리워진다
남편하고 나왔을때도 집에 가고 싶다고 누누히 말들을 한다고 하니
아무도 없다
나 혼자다
더 추워졌다
옷깃을 여미며 내가 타고 온 차로 다가갔다
이 친구는 차때문에 술도 못 마시고 해서인지
음악을 들으며 차 안에 앉아 있다
친구보고는 횟집에 들어 가라고 하고서는 차에 탔다
음악을 들으며 창밖으로 바다를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
.
.
구룡포 횟집에 가서 저녁으로 물회를 먹으면서
포스코에 신청해놓은
친구들을 위한 이벤트를 북부해수욕장에가서 보자고 한다
에고 그나저나 배가 아직 많이 부른데
다시 출발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