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진달래꽃 축복 / 김정수

하농17 2016. 6. 28. 10:37






* 김정수
진달래를 미학적으로 변주하는 화가

홍익대 미대 졸업 

1983년 프랑스로 건너간 뒤 가장 한국적인 것에 주목하며

1995년부터 진달래를 소재로 작업

황토색의 거친 삼베 화폭 위에 여백이 돋보이는

진달래 그림을 선보이며 단숨에 인기작가 대열에 합류


살다 보면 인생을 확 바꿀 정도의 특별한 순간이 있다

그런 순간을 경험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작가 김성수는 그런 순간을 경험했다


1990년대 초 종로 인근에서다
“전철에서 내리는데 어디선가 바이올린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자세히 들어보니 ‘그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오늘은 울고 싶어라~’라는 김수희 씨의 ‘애모’였어요

순간 정전이 된 것 같았어요 마음이 울렸어요

제가 뼛속에서부터 한국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983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가 갤러리 발메(VALMAY)의 전속작가가 되고

프랑스 영주권도 받았다

근 10년 동안 프랑스에서 소위 잘나가는 작가였던 그는

 길에서 우연히 한국 대중가요를 마주친 순간 한국적인 것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외국생활을 오래 했지만 결국 그는 한국 사람이었던 게다

그 순간을 계기로 기존의 작업을 버리고 한국적인 작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본격적으로 한국적인 것을 공부했어요 한국이 뭐고 한국인이 뭘까? 연구했어요

한국을 분석한 자료들도 재미있지만 전 주로 문학작품을 읽었어요

시집 평전 등 가리지 않고요 이상 김소월 등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접했습니다”

제일 먼저 한 것은 한국적인 것을 찾는 일이었다

인간과 자연 중에 좋아하는 것은? 자연, 자연 중에서는? 산, 산이 좋은지 나무가 좋은지?

나무, 그중에서도 제일 좋은 것은? 꽃, 꽃 중에서는?’ 이런 문답의 끝에 만난 대상이 바로 진달래꽃이다

진달래꽃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면서 진달래꽃 전문가가 되었다

진달래꽃이 유일하게 한반도에서만 피는 꽃이라는 사실을 유일하게 먹을 수 있고

‘참’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꽃이라는 사실도 알았다

가난한 시절 천지에 열린 진달래꽃이 서민들의 마음을 부자로 만들어주었다는 사실은 그를 감동시켰다







* 이 땅의 어머니들 / 김정수

제가 어렸을 때 우리나라는 무척이나
가난한 나라였습니다
봄이 되면 이 땅의 어머니들은 뒷동산에
나물 캐러들 가셨습니다
그때 지천에 피었던 햇살을 받아
너무도 아름다웠을 분홍빛 진달래꽃
무한한 사랑을 꽃잎에 실어
소쿠리에 한 점 한 점 따 모으며
자식 잘되게 집안 잘되게 기원하셨을 
어머님들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힘들 때 어머님의 모습과
사랑을 기억해보면 어떨는지요
혹 어머님이 안 계시다면
내리사랑이라 그랬나요
어머님이 내게 주셨던 무한사랑을
자식에게 손자에게 혹은 연인에게
마음 소쿠리에 가득 담아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7가지 색깔이 섞인 반투명 분홍빛

“진달래꽃은 묘한 색이에요 단순한 분홍빛이 아니에요, 반투명하잖아요
이 색을 완성하기까지 너무나 많은 작품을 실패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작업하나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는데 단 한 점의 그림도 없더라고요”
긴 고행의 시간 끝에 그는 지금의 황홀한 진달래꽃 색을 완성했다

햇빛을 보면 빛나는 제대로 된 진달래꽃의 색을 내기 위해 7가지 색깔을 섞는다
물감 하나가 화학반응을 잘못 일으키면 보라색이 되기에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
자칫 짙으면 철쭉이 되고 반대로 옅으면 벚꽃이 된다
많은 시간 공을 들여서 2004년 김정수의 진달래꽃이 세상에 나왔다

“아인슈타인 아저씨가 말한 대로 과학자가 해야 할 일은 생활에 편리를 주는 것이고
예술가가 해야 할 일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창조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에요
미지의 세계라고 생각했던 부분을 열어주는 것
한국에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작업을 하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해요”





* 어머니의 사랑이 담긴 꽃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포함 우리 문학에 소개된 진달래꽃에는 슬픔의 감정이 있다
김정수 작가는 그것을 사랑의 감정으로 바꾸고 싶었다
그중에서도 어머니의 사랑으로

“어렸을 때 가출을 했었어요 모든 아이들의 가출이 그렇듯 며칠 후 집에 돌아왔죠
당연히 어머니가 야단을 치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에게 진달래꽃을 보여주시며 ‘참 예쁘지 않니? 조급해서 뭔가를 하고자 하지만
시간이 되고 때가 되면 이렇게 예쁜 진달래가 핀다’고 하시는 거예요
순간 어머니가 시인으로 보였어요
국제시장에서 장사를 하시던 어머니가 근사한 배우 연인으로 다가왔어요 너무 멋졌어요”

진달래를 통해 어머니의 헌신적인 사랑을 담고 싶었다
그는 “어머니들이 가장 자유로웠던 시간이 친구들과 진달래를 따러 갈 때였을 것”이라며
“진달래꽃을 뿌리면서 소원을 빌고 소쿠리 한가득 꽃을 담는 어머니들이 가장 행복한 순간을 작품으로 담고 싶다”고 했다
이제는 김정수 작품의 상징이 된 고봉밥처럼 소복하게 쌓인 진달래 작품도 같은 맥락이다
자식 잘되게 가족 잘되게 바라는 어머니의 풍성한 마음을 담아내고 싶었다





분류 낙엽 활엽 관목
학명Rhododendron mucronulatum
분포지역 전국 각지
자생지역 산비탈의 양지 또는 반그늘
번식
약효 꽃·뿌리
생약명 두견화(杜鵑花)
1.5~3m
진달랫과
별칭 만산홍(滿山紅)·영산홍(映山紅)
채취기간3~4월(개화기)
취급요령 날것 또는 햇볕에 말려 쓴다.
특징 따뜻하며, 시고 달다.
독성여부 있다.
1회사용량 꽃·뿌리 3~5g
주의사항 많이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동속약초 산진달래·황진달래·털진달래·흰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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