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그렇듯 잊은듯 / NR

하농17 2020. 9. 17. 10:37

 

 

 

 

 

 

가끔 맑은 하늘에 맨얼굴로 엽서를 보내는 마음처럼, 쓰던 메일을 보고는 혼자서 희죽이고는

 

그랬습니다.....

 

기억은 하시죠..? 그런 거죠..ㅎ

 

모래알처럼 많은 얼굴들 중에서, 말 말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언어 그 속에 막연한.. 머 그런 것들

 

그런 것 이면 충분했던 기억 고맙습니다..

 

 

.

.

.

 

............................ from..

 

 

 

 

 

 

 

 

 

잊은 듯 기억한다 (아니 어쩌면 잊은 듯 기억된다.고 해야 할지도...) 는 말도 있을까....

있다면 그랬다.

 

근 삼 년 만에 당도한 편지...

잊힌 듯 기억되는 시간과 그...

그리고 여전히 파편처럼 존재하는 말, 말들...

 

그것들은 다 무엇이었을까...

 

 

그래..... 늘..

이 무렵이었다.

가을이라 하기도, 겨울이라 하기도 뭐한... 11월..

 

휑 뎅그레한 벌판을 지나던 바람이 고개 돌려

무릎 꺾인 수숫잎 사일 농락 다

두 귀 세워, 빗장 걸린 내 맘속까지 무례히 길을 내고야 마는..... 그즈음

바스락거리는 갈잎 소릴 내며 당도하던 엽서, 엽서들...

 

아직 가을이길 바라던 그와

어서 겨울이길 바라던 나...

 

.... 그랬었다.

 

 

.

.

 

 

불쑥 왔다 불쑥 가버린 사람들에게선

어떤 냄새가 날까...

수신인이 딱히 너, 라고

나, 라고도 할 수 없는 관계..

그런 관계의 언언 또..

어떤 냄새를 풍기는 걸까....

 

 

문에 달린 작은 구멍으로 문밖의 존잴 확인하고도

여전히 망설이는...

턱을 감싸 쥔 손이 좀처럼 풀릴 줄 모르는........

미간 사이, 곧추선 고랑이 쉬이 몸을 눕히지 못하는....

 

커피포트 속 물 끓는 소리만 하염없이 좇고 좇고 있는...

......이유, 이유만

분분, 난무하다.

 

 

.

.

.

 

 

지(知)와 무지(無知)

사이...

수 없이 죽어간 새 떼들.

그 정념의 무덤들..

 

창백한 이마

그 위

별에 긁힌 푸른 상처, 상처들...

 

 

.

.

.

 

 

겨울입니다.

그리고 오랜만입니다.

 

받아놓고도 여전히

받아도 되는가... 싶은...

그렇듯...., 잊은 듯

기억하고 있었던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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