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율

Autumn Leaves

하농17 2018. 11. 17. 10:32

 

 

 



하늘은 높아가고

마음은 깊어가네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를 키워 행복한

나무여 바람이여


슬프지 않아도

안으로 고이는

눈물은

그리움 때문인가


가을이 오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가까이 들리고

멀리 있는 친구가 보고 싶고


죄 없이 눈이 맑았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고 싶네


친구여 너와 나의 사이에도

말보다는 소리 없이

강이 흐르게

이제는 우리

더욱 고독해져야겠구나


남은 시간 아껴 쓰며

언젠가 떠날 채비를

서서히 해야겠구나


잎이 질 때마다

한 움큼의 시를 쏟아내는

나무여 바람이여

영원을 향한 그리움이

어느새 감기 기운처럼 스며드는 가을


하늘은 높아가고

가을은 깊어가네


가을노래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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