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이 물 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손바닥으로 읽다 / 허영숙 (0) | 2014.02.04 |
---|---|
마른잎 두드리는 빗방울 하나 / 프랑시스 잠 (0) | 2014.01.21 |
황경신 / 기특하다 (0) | 2013.12.09 |
운주사 가을비 /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 (0) | 2013.11.15 |
세월이 가면 / 박인환 (0) | 201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