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한해의 끝자락에서..

하농17 2011. 12. 30. 10:22

 

 

 


 

철이 덜 들어 그런가

나는 아직도 중년이란 단어가 낯설다

 

모습이 변해가건만 

고개 빳빳이 들어 세상을 만만히 쳐다 보듯

 내 날개도 아직 팔딱이는거 같다

 

세상의 잣대로

세상의 나이로 중년이 되었다고 해도

 수긍할줄 모르고 살아왔나 보다

 

달력을 한장 한장 찢어가면서

활자속에 내 젊음이 사라져 버렸건만

그 또한 남의 일인양 흘려보낸거 같다

 

하루라도 빨리 지나가 버렸으며

이 순간들이 지나가면 절로 매듭풀려가듯

세상일이 순조로워 질줄 알았고


무심코 성의 없이 페이지 넘겨가듯

세월들을 등한시 하며

영원히 내게는 주어질거 같은 시간들에

안주하며 안이하게 살아왔는줄도 모르겠다

 

두장의 달력이 남아있을때

항시 가볍게 한손으로 찢어지던 종이가

또 다른 한손이 더 필요하게 되었다

 

너무 가볍게 팔랑거려와

한손으로 남은 장을 잡으면서 달력을 찢는데

ㅎ.. 진하디 진한 울림이 

뭉클하고 스쳐 지나가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래 이거였구나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세월의 아쉬움이라는거

이렇게 속절없이 찾아드는구나

 

나는 느껴가지 않을줄 알았다

내가 도대체 무엇이었길래

시간앞에 겸허이 공손해지지 않았는지

 

한 여자가 좀은 착하게

좀은 현명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한 인생이었는데

더해가는 숫자라는 개념앞에서

이렇게 대책없이 무너져 내리는지

  

선배들 그때가 좋을때라고 많이 다니고 열심히 살라고

대물림하듯 나또한 그렇게 이야기하게 될날이 되어 갈줄이야

.

.

.

  

언제나 처음은 거창한법

무슨 바램이라도 다 이루어낼거 같았고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내

한해의 마지막에는

회심의 미소 지으며 내 뒤를 쳐다보겠노라고

새해 첫날엔 그렇게 다짐을 해보지만

끝자락에서는 항상 무언가를 두고 온듯한 아쉬움 또한 남는거 같다

 

몸과 마음이 다 힘들었던 한해가 가고 있다

또 다시 다가오는 새해에는

지키지 못할 다짐이 될지라도 자신에게 소망 해본다

 

많이 건강하고 행복해 지자고

내가 속한 내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서

엄마라는 자리에서 매진해 나가자고

 

오늘이 마지막인듯

하루라는 시간들과 약속을 하면서

어떤 일에서라도 소홀히 대하지 않겠다고

내 무심코 흘려보냈던 세월앞에서

후회의 한숨이 더 이상 섞여 들지 않도록


그냥하며 보내기에는 내가 너무 소중해져 오지만

 더불어 자신에게 당당해지기위해

새날과 악수하며 반겨해보자

 

인생은 가지치기하듯 돌고 돌아

결국은 제자리에 자신이 서 있다는것을

  자기 자리에서의 삶이 가장 빛난다는것을


엄마로서

여자로서

좀 더 멋지게


아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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