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처럼 불면이 쌓이는 날이 많아 졌다
종종 새벽녁에 비가 흩뿌린날
생각보다 오래 살았다는 느낌에
유서같은 일기를 두서없이 쓰기도 한다
가끔 안주도 없이 술을 털어넣듯 마시다
미친듯이 밤길을 휘적 휘적 걷다가
한 사람안에 웃고 있는 또 한 사람을 생각하다
모든걸 게워내듯 오래 오래 울기도 하는
이침이면 퉁퉁 부은 눈으로
식구들의 밥을 차리고
빨개진 눈으로 배웅을 하고
꾸역꾸역 혼자 밥 먹는 이 슬픈 식욕
그래도 검은 커피를 위로 삼아
마당에 빨래를 넌다
조금씩 말라가는 손목은 얇은 햇빛에 맡기고
흐르는 구름을 보다 눈을 감으면
툭 떨어지는 감나무 잎
세상은 저렇게 떠나야 하는것
조만간 가야할때를 살펴야 하는거
길어지는 그림자를 보며
지는 해는 왜 붉은가를 생각하다가
흉터는 왜 붉은가를 생각해보는
이대로 증발하고 싶은 저무는 하늘
아직 살아있는 내가
찬물에 손을 담고 쌀을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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