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31 상림 양귀비 축제 속에서 만난 연밭.. )
이렇게 연꽃의 종류가 많은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지금 몽글거리며 열리고 있어
꽃의 모양은 미처 다 볼수 없었지만
제각기 다른 색과 모습을 띈듯 했다
(같이 움직여야 되서 하나 하나 다 담을수 없었지만
품종이 되게 다양한듯 했다
외래종이 많은건지 이름 또한 낯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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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꽃을 보며
천지에 귀 하나만 열어 놓고
바람소리 물소리 멧새소리
그 소리만 들으리라
천지에 입 하나는
사시사철 빗장으로 걸어 매고
고갯짓으로 말하리라
좋은 것도 끄덕끄덕
싫은 것도 끄덕끄덕
끄덕이는 여운 속에 언젠가는
마알간 하늘이 내 눈 속에 들어와
곱게 누우면
내 눈은 하늘이 되어
바다가 되어
귀 닫아도 들을 수 있는
눈감아도 볼 수 있는
부처 같은 그런 사람 되면
내 온 살과 영혼은
꽃이 되리라
연꽃이 되리라
(이영춘·교사 시인, 강원도 평창 출생)
+ 연꽃이었다
그 사람은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이다
내가 사는 이 세상에는
그런 사람 하나 있다
눈빛 맑아
호수처럼 푸르고 고요해서
그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아침나절 연잎 위
이슬방울 굵게 맺혔다가
물 위로 굴러 떨어지듯 나는
때때로 자맥질하거나
수시로 부서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내 삶의 궤도는 억겁을 돌아
물결처럼 출렁거린다
수없이 수도 없이
그저 그런 내가
그 깊고도 깊은 물 속을
얼만큼 더 바라볼 수 있을런지
그 생각만으로도 아리다
그 하나만으로도 아프다
(신석정·시인, 1907-1974)
+ 蓮이여
이리 곱고 정한 꽃인데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시궁창을 내 집으로 삼아도
아침저녁으로 맑은 숨을 쉬느니
사람들이 버리고 외면한
그 찌꺼기 배설한 것들 속에서도
오히려 내 양분을 취하느니
그 몸은 물방울 하나도
헛되이 빌붙지 못하게 하거늘
무어라 이름할 수 없는 신선함에
먼지 하나 범할 수도 없고
숨소리도 죽여야 하느니
이 청정한 고운 님의 경지에
해와 달이 함께 빚어낸 꽃이라
선학이 꿈을 꾸고 있는지
세상이 아무리 험난하고
역겨운 일들만 난무한다 해도
스스로 제 몸을 곧추 가누고
이 지상에 고운 것만 걸러내 세우니
뉘 감이 범할 수가 있으랴만 여기
그 잎의 둥글고 도타운 덕성으로 하여
모든 고뇌 떠안고, 망상을 소멸하니
떠오르는 보름달로 맞이하듯
새 아침을 맞이하는 해의
그 맑고 찬란한 새 얼굴을 보듯
내일은 더 곱고 생기에 찬 꽃으로
그 향기도 함께 피우며
온 누리에 세우리
(구상·시인, 1919-2004)
+ 연꽃
피어 마음도 피어나고
해가 지면 어머니 치맛자락에 잠들고
떠오르는 태양에 다시 피어나는 얼굴
세상 온갖 시름
황톳물 같은 아픔이라도
지긋이 누르고
꽃으로 피우면 저리 고운 것을
이슬이라도 한 방울 굴려
나 또한 찌든 얼굴을 씻고서 다시 서리라
하여 이슬이 있어야 하리
우리네 삶에도
이슬처럼 씻어 줄
그 무엇이 있어야 하리
다만 별도 없는 밤은 안 돼
이제라도 긴 숨을 들이쉬어
연뿌리에 공기를 채우듯
가슴 깊이 열정을 간직해야 하리
그리하여 연꽃이 피어나듯
내 가슴에도 꽃이 피어나리니
바라보는 눈길마다
소담스레 꽃피는 행복 송이송이
연꽃으로 흐드러진 꽃다운 세상이여
(이호연·시인)
+ 연꽃
사랑을 두레박질하여
정갈히 길어 올리는 별빛
물의 순수
물의 살과 뼈
물의 정기
苦海의 뻘밭에서도
늘 청정한 태깔로
피는 까닭을 알려거든
水宮 속 깊은 물굽이로 자맥질하여
한 만년쯤
無心川 세모래로 흘러보아라
아, 우리가 눈 부라리며
탐하는 온갖 것
잠시 돌아서면 잊혀질
티끌
바람
먼지
내가 業으로
이승에 피는 까닭을 알려거든
한 만년쯤
수미산 깎아지른 벼랑에
먹돌 가슴으로 서 보아라
(손해일·시인, 1948-)
*수미산(須彌山) : 불교의 世界說에서 세계의 중심에 8만 유순(由旬
유순은 400리)의 높이로 솟은 산
정상에는 帝釋天이 살고 중턱에는 四天王이 살며
해와 달이 수미산 주위를 회전한다 함
+연꽃
초록 속살 빈 가슴에
떨어지는 이슬비
수정으로 토해내는
깨끗한 연잎 하나
세월의 틈바구니에
삶의 몸을 닦는다
진흙 깊은 연못
물안개 떠난 자리
햇살 퍼질 때
수면위에 꽃불 밝히고
두손 모아 합장한다
(노태웅 · 시인)
+연꽃
해 오름 시간 연못
백로 한 쌍
시리도록 푸른 창공에
그림자를 낳는다
새벽이슬에 체해
트림하는
연꽃의 분홍 이파리가
너무 예뻐
소년의 가슴이 붉게
젖는다
파란 수면에 깨어지는
설레임 하나
(안재동·시인, 1958-)
+ 연꽃
진 자주 꽃잎을
겹겹으로
아침이슬 머금고
빤짝이는
너 모습 영롱도 하다
진흙에서
꽃 피우는
성스러움 크디커
너의 아픔 오죽하랴
인당수에 몸 던진
효녀 심청
너를 타고
환생하였고
아름하고 참되어
부처님의
좌대되어
만 사람의 사랑 받아
부처님 꽃이로다
(박태강·시인, 1941-)
+ 붉은 연꽃
살아온 길이 아무리 험한들
어찌 알 수 있을까
꼭 다문 붉은 입술만으로는
짐작할 수 없는 네 발자국
만나는 사람마다
환한 미소 보일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보시라고
진흙 뻘에 발 묻고도
붉은 꽃등으로 켜지는 너
(목필균·시인)
+ 연꽃
霞光 어리어
드맑은 눈썹
곱게 정좌하여
九天世界 지탱하고
世情을 누르는
정갈한 默禱
닫힌 듯 열려 있는
침묵의 말씀 들린다
(김후란·시인, 1934-)
+ 연꽃
만삭된 몸
풀 날이 언제인지
탱탱 불은 젖가슴
열어볼 날 언제인지
진흙 밭에 발 묻고
열 손가락으로 문 열며
지긋이 마음 다스리더니
또르르 이슬 구르는 날
반야심경 음송으로
꽃잎 하나 연다
(목필균·시인)
+ 가시연꽃
너에게 가는 길엔 언제나
청순한 방울소리가 짤랑거렸다
나의 노새는 지치지도 않고
주인을 위해 흥겨운 걸음을 뒤뚱거렸다
이 나이 되도록 촘촘히 가시만 돋은
내 영혼의 정수리를 뚫고
오, 오늘은 눈부신 붉은 꽃이 피었다
(허형만·시인, 1945-)
+ 연꽃과 십자가
벽이 허물어지는 아름다운 어울림을 보네
저마다 가는 길이 다른
맨머리 스님과
십자성호를 긋는 신부님
나란히 나란히 앉아 진리의 법을 나누는
아름다운 어울림을 보네
늦은 깨달음이라도 깨달음은 아름답네
자기보다 크고 둥근 원에
눈동자를 밀어넣고 보면
연꽃은 눈흘김을 모른다는 것
십자가는 헐뜯음을 모른다는 것
연꽃보다 십자가보다 크신 분 앞에서는
연꽃과 십자가는 둘이 아니라는 것
하나도 아니지만 둘도 아니라는 것
늦은 깨달음이라도 깨달음은 귀하다네
늦은 어울림이라도 어울림은 향기롭네
이쪽에서 '야호!' 소리치면
저쪽에서 '야호!' 화답하는 산울림처럼
이 산 저 산에 두루 메아리쳐 나가면 좋겠네
(고진하·목사 시인, 1953-)
+ 그리운 연꽃 등불 하나 - 變歌
초파일에 그리운 연꽃 등불 하나 너를 위해 달았다
금산사 가는 산굽이 위에서
밤은 별들을 초롱같이 켜달았다
이 여름엔 나도 한 점 혼령이 될거나
눈 부릅뜨고 수묵화 같은 너의 숲을 헤매는
철 이른 반딧불이나 될거나
(한승원·시인이며 소설가, 1939-)
+ 연꽃
떨어져야 하느니라
절망의 아득한 절벽 끝에서
시궁창에 뒹굴지라도
주저없이 온몸을 던져야 하느니라
눈 시린 선홍빛 순결만으로
어찌 쉽게 꽃 피우리라 생각하겠느냐
뭇사람의 비웃음도 받아야 하느니라
비난 어린 손가락질쯤이야
어이 못 참아내겠느냐
더럽혀질 대로 더럽혀져
한 세월을 그렇게 살아야 하느니라
천년을 기다려 하루를 산다고 생각해야 하느니라
뻘밭 진흙 속을 사랑해서
시궁창이 오히려 따뜻해질 때
길게 깊은 뿌리를 뻗어야 하느니라
그렇게 또 한 세월을 기다려
넓은 잎 가득히
이슬을 담아낼 수 있는
윤기 나는 綠빛으로 태어난 뒤에야
발갛게 촛불 되어 타올라야 하느니라
(김승기·시인, 1960-)
+ 연꽃우체통
바깥소식 궁금해진
버들붕어 송사리가
연못 속 꽃봉오리
하나 둘씩 밀어 올린다
어느새
세상에 앉아
제 몸 여는 빨간 연꽃
일제히 물고기의
말들이 날아오른다
사람의 마을 향해
환하게 열려있는
저 꽃은
빨간 우체통
두근거리며 바라본다
편지를 배달하는
체관 물관 분주하고
글 읽는 말간 눈의
물고기가 보인다
오늘도
연꽃우체통에
엽서 한 장 넣는다
(배우식·시인, 충남 천안 출생)
연꽃 ( 蓮 )
+ 성격
식물 / 다년생 초본 식물
유형 / 동식물
분류 / 수련과
학명 / Nelumbo nucifera GAERTNER
출산 개화시기 / 7~8월
분야 과학 / 식물
+ 내용
학명은 Nelumbo nucifera GAERTNER.이다
연못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논밭에다 재배하기도 한다
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으며 원주형이고 마디가 많으며 가을철에 끝부분이 특히 굵어진다
잎은 근경(根莖)에서 나와 물위에 높이 솟고 원형에 가까우며 백녹색이고
엽맥이 사방으로 퍼지며 지름 40㎝ 정도로서 물에 잘 젖지 않는다
엽병(葉柄:잎자루)은 원주형이며 짧은 가시 같은 돌기가 있다
꽃은 7, 8월에 피고 지름 15∼20㎝로서 연한 홍색 또는 백색이며
화경은 엽병처럼 가시가 있고 끝에 1개의 꽃이 달린다
꽃받침은 녹색이며 일찍 떨어지고 꽃잎은 길이 8∼12㎝ 너비 3∼7㎝로서 도란형 둔두이며
화탁은 크고 해면질이며, 길이와 지름이 각각 10㎝로서 표면이 평탄하다
열매는 타원형이고 길이 2㎝ 정도로서 먹을 수 있다. 원산지는 인도이며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왔다
+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특히, 연꽃은 더러운 연못에서 깨끗한 꽃을 피운다 하여 선비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왔다
주무숙(周茂叔)은 <애련설 愛蓮說>에서 “내가 오직 연을 사랑함은 진흙 속에서 났지만
물들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속이 소통하고 밖이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가 없다
향기가 멀수록 더욱 맑으며 우뚝 깨끗이 서 있는 품은 멀리서 볼 것이요
다붓하여 구경하지 않을 것이니 그러므로 연은 꽃 가운데 군자라 한다.”고 하며 연꽃의 덕을 찬양하고 있다
≪양화소록 養花小錄≫에서도 연꽃의 품성을 “깨끗한 병 속에 담긴 가을 물이라고나 할까
홍백련은 강호에 뛰어나서 이름을 구함을 즐기지 않으나 자연히 그 이름을 감추기 어려우니
이것은 기산(箕山)·영천(穎川) 간에 숨어 살던 소부(巢父)·허유(許由)와 같은 유라 하겠다.”고 평하고 있다
또한 불교에서는 연꽃이 속세의 더러움 속에서 피되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을 상징한다고 하여
극락세계를 상징하는 꽃으로 쓰고 있다
이를테면 극락세계를 달리 부를 때에 ‘연방(蓮邦)’이라고 한다든지
아미타불의 정토에 왕생하는 사람의 모습을 ‘연태(蓮態)’라 표현하는 것이 그것이다
부처가 앉아 있는 대좌를 연꽃으로 조각하는 것도 이러한 상징성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민간에서는 종자를 많이 맺기에 연꽃을 다산의 징표로 보았다
부인의 의복에 연꽃의 문양을 새겨넣는 것도 연꽃의 다산성에 힘입어 자손을 많이 낳기를 기원하는 것이다
+ 효능 및 기능
실생활에서는 약재로 이용되어 왔다
연꽃의 종자는 자양(滋養)·보비(補脾)·익신(益腎)·진정(鎭靜)
수렴(收斂)·지사(止瀉)의 효능이 있다고 하여
신체허약·위장염·불면 등의 증상에 치료제로 이용되었고
잎은 수종·소변불리·토혈·변혈·붕루 등의 증상에 이용되었다
연근은 지사제나 건위제로 이용되었으며 식품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참고문헌『양화소록(養花小錄)』
『대한식물도감』(이창복, 향문사, 1982)
『천연약물대사전』 하(김재길, 남산당, 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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