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들을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가만가만 점자(點字)를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그녀의 달걀빛 목덜미며
느린 허리께며
내 손길이 가닿는 언저리마다
아흐 소름이 돋듯 별들이 돋아
아흐 소스라치며 반짝거렸네
별들을 읽듯이 그녀를 읽었네
하얀 살갗 위에 소름처럼 돋는 별들을
점자를 읽어내리듯이
내 손길이 오래 읽어내렸네
그 희미하게 반짝거리는 낱말들의 뜻을
눈치 못채서 참 슬픈
내 손길이 그녀를 오래 읽어내렸네
그녀를 읽듯이 별들을 읽었네
그녀를 읽듯이 별들을 읽었네
춘천 가는 길 백봉산 마루께에 돋는 별들을
점자 읽듯이
희미한 연필선으로 반짝거리는 그녀의
낱말들의 뜻조차 알지 못하면서
서운하게 서운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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