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의 문턱 겨울의 길목에 와 있구나
참 빠르다
어제가 한해의 시작이라며 새 달력을 넘겼던거 같은데
사라져 간다는거는 아름다운 거라며
또 다른 날들의 희망이라 하는데
그래도 떠나 간다는거는 참 서글퍼지는 일인거 같다
그렇게 해 맑던 친구가
자기가 ***인거 같다고 전화가 온다
하루도 화장을 빠지지 않고
나와 달리 꾸미기를 멈추지 않던 그녀인데
화장끼 없는 해쓱한 얼굴과
정리가 되지 않은 풍경으로 나를 맞이하고 있다
기색을 살피던 내가
얼굴이 너무 하얀게 그렇다는 말에
친구는 너도 그래 보인다고 한다
그래 나라고 뭐 별수 있으라고
낙엽만 굴러가도 떼구르 구르던
마냥 웃음끼 많았던 사춘기 소녀였을때도 있었는데
이제는 그 낙엽을 보며 눈물이 지어질때 생기니
그러고 보니 여자의 일생
참 무상키도 하다
산다는거는
그리 슬프지도 않고
그리 행복하지도 않은
긴 줄달리기 끝에 찾아드는
짧은 설렘의 소풍이라드니
세월은 우리에게
모든걸 다 가져가 버린다는 생각이 든다
머릿속은 텅 비어버리고
마음속에 머물러 있던 생각들은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아도 속뜰이 환히 들어나고
계절변해 가듯
하얀 눈 녹아들듯
깨끗하게 단정이 되어 가니
세월은 스스로를 정갈케 하는
해결사 노릇도 하나 보다
텅빈 가슴에 불현듯 찾아드는
그 어떤 상실감보다는
훌훌 훨훨
내 마음이 구름처럼 새털처럼 가벼워져 간다는 생각에
긴 한숨같은 안도감이 드는거는 왜 인지
이 세월에 내 마음마저 다 주어버렸다는 생각이 드니
언제 이렇게 와 버렸을까
.
.
.
눈 한번 깜박였는데
뒤 한번 돌아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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