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하지 않냐
내게는 남는게 시간이지 않냐
그런데도 이렇게 맞이하는 시간은 웬지 값지다는 생각이 드는거 보면
특히 남편이 술 마시고 온다는 전화를 받으면
술 많이 마시지 말라고 끊는 순간
보너스를 받은거처럼 자유가 느껴지는거 보면
그 또한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냐
오늘 아침 공부하는 책이 바뀌었다면
새 책을 찾는 남편을 보고
책 정리는 내가 늘 하는지라
애들 어릴때 책 정리하면서 같이 들어간거 아니냐고
어떡하냐
왜 정신없는 여자보고 책까지 관리하게 하느냐고 말하니
책 찾는것보다 그 말이 더 우습다고 웃어대더라
아~~ 왜~~ 웃는데..!
노래 제목 같단다
ㅎ 정말 정신줄을 놓고 사는때도 많은거 같은데
책은 찾았단다
너무 두꺼워서 머스아 책장에 고이 모셔둔것을
2
술 마시고 온다며 횟집에 있다고 회를 사온단다
너무 귀한 시간에
애들은 모두 학원에 가고
궁리를 하던중
아..! 나도 술 마셔야 겠다
언제 올건데 나도 맥주 마시고 싶은데
회 가지고 올때 사올래 하는데
나중에 하더니 끊더라
40분쯤 지났을까
초인종 소리에 나가보니 배달왔단다
서면에서 회와 함께 맥주 한병이 배달이 되었다
아~유~~ 죽인다..ㅎ
불은 전부 다 끄고
그윽하게 얼음을 넣어서 맥주를 마시는 순간
빈속에 술이 들어가니
아..! 기분이 붕 떠면서 후후
수술들어가기전 마취가 되기전 어느 한순간인거처럼
몽롱해지더라
ㅎ 이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술을 즐겨하는거 같다
왜 술을 마시냐고
무슨 보약이라고 했던 말들이 생각난다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힘은 더 없어지지만 그래도 기분은 참 좋다
컴퓨터에 들어와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맨유랑 하는 축구는 소리를 다 줄여놓고 화면만 나오게 하고
음악은 비소리와 함께 가슴을 파고 들고
이 순간 나처럼 행복한 이는 아마 없을거 같다
오늘밤은 잠을 푹 잘수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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