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덜 관심을 보이며
높은 하늘로 조금씩 물러나면서
가을은 온다
차고 맑아진 첫새벽을
미리 보내놓고 가을은 온다
코스모스 여린 얼굴 사이에 숨어 있다가
갸옷이 고개를 들면서
가을은 온다
오래 못 만난 이들이 문득 그리워지면서
스님들 독경소리가 한결 청아해지면서
가을은 온다
흔들리는 억새풀의 몸짓을 따라
꼭 그만큼씩 흔들리면서
너도 잘 견디고 있는거지
혼자 그렇게 물으며
가을은 온다..
어떡하니
어떻게 해
나는 벌써 가을같은데
내 눈은 점점 더 촛점을 잃어가고
내 눈길은 벌써 알수 없는 그리움에 헤매이는듯 한데
이 핏기없이 생겨나는 이 애상을 어이해야되나
다가 서는 낙엽의 계절을
무심의 가을을 또 어떻게 보내어야 하나
얼마나 더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야지만
이 찬연한 붉은 가을앓이에서 헤어날수 있을까
세월은 또 가을이라 말들 하는데
풍경은 가을로 향해 치 닿는데
어떻게 하나
어떻게 또 보내야 하나
.
.
.
어디에 있어요
어디에 있나요
어디쯤까지 왔나요
나는 가을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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