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파도의 방 / 허영숙

하농17 2014. 6. 17. 10:37

 

 

 

 

 

(사진출처 / ) 

 

 

누구의 손짓에 저 물길 열리고 닫히나

무창포에 와서 누운 밤

물 때를 만난 파도가

서로의 산실로 돌아가는 소리 들린다

 

 달의 인력에 떠밀려

만난 적 없는 듯 등돌려가는 마디마다

어떤 울음이 빼곡하길래

걸음이 저토록 질척거리는가

 

 멀어진 틈의 간격을 메우며

비릿한 물 내를 품고 뜨는 섬

그 곳에 물고기자리 조개자리 성좌가

여기가 다시 무덤인 줄 모르고 몸 던져온다

 

 수면에 뜬 아사달의 무늬를 쫒아

물속으로 뛰어 든 아사녀의 그림자가

이루지 못한 것을 찾아 그믐달 속에 서성이는 밤

 

서로를 떠나서는 그곳이 감옥인 듯싶었는지

이른 새벽 방을 허물고 달려와

서로의 내밀한 몸속으로 혀끝을 밀어 넣는 소리 들린다

 

 하얀 맨발로 너울너울 오는

물결 너머 또 물결이

붉은 아침을 저 먼 물금 위에 뜨겁게 띄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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