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은 바람에 일렁이고
창문 사이로 빗물이 스며들어
창으로 흐르는 빗줄기의 선들이
그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비를 몰고 왔던 사람
맑고 밝은 날 버려 두고
하필이란 단어를 만들어 내게 했던 사람
나른한 일상의 날들에 지쳐갈 즈음
삶의 활력으로 활짝 웃게 만들었던 사람
큰 우산들고 성큼 뛰어들던 사람
우스운 말이라며 자기가 먼저 넘어가던 사람
춤추라고 하면 금방 일어나서 출거 같은 사람
껑충 큰 키에 내 키 만큼의 모습만 기억나는 사람
고개를 뒤로 많이 들어야 얼굴이 보이던 사람
길을 걸으며 닿는 몸의 부딪힘에
무심코 팔을 들어 어깨 올리는 손에
허리를 감싸며 느껴오는 체온들에
뒷목을 타고 흐르는 전율이 느껴지게 했던 사람
어느 사이 다가와
돌아본 계절 달라져 있듯
물결처럼 파문을 일렁이게 하던 사람
손 뻗으며 안개를 잡던날
안개처럼 비처럼 찾아와 흔들던 사람
가슴에
기억에
시야에
저만큼 서 있는 사람
비오는 어느날
창 밖 쳐다 보다
떠 오르는 생각들에 저려지던 사람
시선 돌려 돌아서는 뒷 모습에도
진한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사람..!
-오래전 부치지 못했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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